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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보여주겠다”…의사 커뮤니티, 복귀 전공의 대상 보복성 글 잇따라
사회

“지옥 보여주겠다”…의사 커뮤니티, 복귀 전공의 대상 보복성 글 잇따라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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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내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의사 커뮤니티에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을 노린 협박성 게시물이 게시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 폐쇄형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복귀 전공의 등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한 보복성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온 것이다.

 

10일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메디스태프 등 의사 커뮤니티에서 작성된 글들과 해당 화면을 촬영한 사진이 일제히 퍼졌다. 해당 글에는 “감귤들아 우리가 간다. 돌아가면 성폭행 해버리겠다”, “감귤들아 기대해라 지옥이 뭔지 보여주겠다”와 같은 노골적인 위협 문구가 담겨 있었다. 여기서 ‘감귤’은 최근 복귀한 전공의 및 의대생을 비하하거나 조롱할 때 쓰는 은어로, ‘감사한 의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이 커뮤니티는 의사 또는 의대생 신분을 증명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특성을 지닌다. 전문직 내부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심각한 수위의 협박성 언급이 확산되면서, 복귀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한 집단적인 압박과 배제 분위기가 더 짙어지는 양상이다.

 

일부 전공의와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협박당했다"며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단순한 분란을 넘어 신체적 위협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의료계 내부 구성원 간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수사기관과 병원협회 등은 내부 커뮤니티 내 비난·협박 게시물에 대한 감시와 조치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폐쇄형 구조와 신원 불명인 게시글 특성상, 명확한 처벌이나 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단순한 의견 표출과 범죄성 행위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 현장의 갈등이 온라인을 통해 증폭되는 구조 자체가 반복적 현상임을 지적한다. 해마다 유사 사례가 잇따르지만, 실질적 보호책 마련은 더딘 실정이다. 의료계 집단행동 이후 복귀자를 겨냥한 비방, 보복성 성향의 글이 잦아지며, 제도적 대응 마련의 목소리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메디스태프 게시글 등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나, 실제 위법행위로 이어졌는지 여부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논란은 의료계 현장의 대립구조와 익명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과 함께, 근본적 해결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논의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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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커뮤니티#메디스태프#전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