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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불아귀 경구 속 성역 없는 칼날”…이원석·박지영 특검, 윤석열 체포영장 청구→특혜 없는 수사 각인
정치

“법불아귀 경구 속 성역 없는 칼날”…이원석·박지영 특검, 윤석열 체포영장 청구→특혜 없는 수사 각인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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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특혜 논란 당시 꺼내 들었던 ‘법불아귀’의 경구가 내란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청구 과정에서 다시 빛을 발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가 언론을 향해 "법불아귀, 형사소송법에 따라 엄정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사에 불응한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수사 의지를 밝혔고, 법 앞의 평등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국면을 장식했다.

 

‘법불아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법가 사상가 한비자의 경구로,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지닌다. 이 성어는 2023년 7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이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 사전 보고 없이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소환·조사했던 장면에서도 회자됐다. 당시 ‘총장 패싱’ 논란과 함께, 이 전 총장은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역설하며 자체 내부 절차의 정당성과 평등의 원칙 훼손을 공개 비판했다. 이 발언은 곧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사이 긴장으로 번졌고, 검사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법불아귀 경구 속 성역 없는 칼날”…이원석·박지영 특검, 윤석열 체포영장 청구→특혜 없는 수사 각인
“법불아귀 경구 속 성역 없는 칼날”…이원석·박지영 특검, 윤석열 체포영장 청구→특혜 없는 수사 각인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도 ‘법불아귀’는 검찰 의지를 대변하는 문구로 여러 차례 언급됐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의 취임사와 특별수사본부 가동 당시 강조된 바 있으며, 그 수사의 일선에는 당시 부장검사였던 이원석 전 총장이 자리했다. 한 시대를 관통하며 울려 퍼진 이 경구는, 전직 대통령들을 향해 ‘성역 없는’ 법의 칼날이 겨누어진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24일 박지영 특검보가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체포영장 청구 사실을 공표하며 다시 ‘법불아귀’를 꺼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출석 요구 불응, 그리고 내란 특검 출범 이후에도 조사에 나서지 않은 행보가 본격적인 법 집행의 당위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은 일반적으로 세 차례 이상 출석을 요청했음에도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는 경우, 체포영장 등 강제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거듭 등장하는 '법불아귀'의 강조는 단순한 경구의 반복이 아니다. 반복은 곧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한 특권, 예외, 그리고 권력을 향한 묵직한 경계심을 일깨운다. 내란 특별검사팀의 선택과 공개적 메시지를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의 반응 역시 깊은 파장을 남기고 있다. 앞으로 정부와 수사당국은 법 앞의 평등을 향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보다 엄정한 절차와 사회적 신뢰 구축에 주력할 전망이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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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박지영#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