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급등에 3,070선 회복”…코스피, 중동 휴전 훈풍 속 투자심리 반등
서울 증시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2025년 6월 24일, 코스피 지수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한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3,071.40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3,070선을 넘겼다. 이 같은 반등에는 지정학적 불안 완화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오전 9시 2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9%(56.93포인트) 오른 3,071.40을 기록하며 힘찬 흐름을 이어갔다. 거래는 3,061.14에서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오름폭이 커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070억 원, 기관은 799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746억 원을 순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환율도 발 빠르게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3원 내린 1,369.0원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전일 급등세를 보였던 환율이 중동 지역의 위험 완화에 따라 안정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 영향 아래에서 투자자들은 다시 국내 증시에 관심을 돌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 S&P500, 나스닥 등 미국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가까이 오르며, 글로벌 시장의 낙관론도 힘을 더했다. 투자 심리는 빠르게 회복됐고, 국내 증시 역시 오랜 긴장 속에서 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상승세는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수개월간 조정을 받았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3.79%, ‘SK하이닉스’는 5.59% 상승하며 주도주로 부상했다. 이차전지 업종의 ‘LG에너지솔루션’(2.89%), ‘삼성SDI’(3.78%), ‘포스코퓨처엠’(3.74%)도 오름세를 보였다. 완성차 기업 ‘현대차’(2.48%)와 ‘기아’(2.19%) 역시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모든 업종이 밝지만은 않았다. 중동 긴장 완화 소식에 방산주와 정유주, 해운주들은 되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24%, ‘LIG넥스원’은 8.10%, ‘현대로템’은 6.31% 하락했다. 유가 하락의 기대감에 정유주 ‘한국ANKOR유전’과 ‘한국석유’가 각각 23.73%, 21.58% 내렸다. 해운주에서도 ‘STX그린로지스’와 ‘흥아해운’이 각각 18.77%, 17.98% 떨어지며 조정을 겪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10.06%), 증권(6.44%), 전기·전자(3.37%)가 크게 올랐다. 운송·창고, 금속 등 일부 업종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B금융’, ‘HD현대중공업’ 등이 힘을 보탰지만 ‘NAVER’, ‘카카오’ 등 일부 대표 IT 종목은 움츠러들었다.
코스닥 지수도 1.31% 올라 795.09에 거래됐다. 코스닥 시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알테오젠’(2.63%), ‘에코프로비엠’(8.47%), ‘에코프로’(7.35%) 등이 선전했다. 반면 ‘HLB’, ‘파마리서치’, ‘실리콘투’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안정되는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이차전지, 자동차 업종이 중심이 돼 증시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환율 변동성, 업종별 차별화, 추가적인 글로벌 변수 등은 계속 지켜봐야 할 위험요소로 꼽았다.
지정학의 바람 속에서 다시 숨을 고른 국내 증시는 투자자,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질문하고 있다. 환율이 다시 안정을 찾을지, 업종별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다음 주 발표될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글로벌 정책 변화 속에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시장은 다시 희망과 경계의 리듬을 함께 품으며,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