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한방에 무너진 긴장”…이영준, 3분 만에 시즌 첫 골→그라스호퍼 첫 승 견인
취리히 슈타디온 레치그룬트의 공기는 경기 시간이 흐를수록 한층 팽팽하게 긴장됐다. 교체 명단에서 대기하던 이영준의 이름이 화면에 뜨자 홈 팬들의 시선이 한데 모였다. 후반 19분 교체 투입된 이영준은, 투입 단 3분 만에 돌파구를 열었다. 후반 22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상대 골문을 갈랐다. 이 한방은 올 시즌 자신의 첫 득점이자, 팀에게도 소중한 첫 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는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와 FC 로잔 스포르트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전반 40분 루크 플랜지가 선제골을 터트렸고, 곧이어 로잔의 술레이만 은디아예는 후반 5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홈팀이 수적 우위까지 얻었다. 그라스호퍼는 여세를 몰아 추가 득점 기회를 엿봤고, 이영준의 페널티킥 골로 2-0까지 달아났다. 이어 후반 29분 요나탄 아스프 옌선이 추가골을 뽑아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1분에는 한 골을 내줬지만, 홈팀은 3-1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 득점으로 이영준은 시즌 초 부상으로 결장한 아쉬움을 떨치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선 5라운드에서는 1-1 동점골 어시스트로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으며, 6라운드에서 PK 골까지 성공시키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갔다. 팀 역시 1승 3무 2패(승점 6)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리그 8위로 웃었다. 갑작스러운 부상 이후 복귀 무대에서 보여준 이영준의 집중력과 팀을 위한 헌신이 팬들의 기대를 다시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취리히의 관중석에는 오랜만의 승리를 향한 환호가 이어졌다. 기회 하나, 골 하나에 뜨겁게 요동친 현장은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묵직한 위로와 격려가 됐다. 이영준의 활약이 담긴 경기를 통해 현지 언론과 팬들도 향후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남은 시즌 동안 그라스호퍼와 이영준이 보여줄 새로운 서사에 시선이 모인다. 한 골과 한 번의 박수가 팀 전체에 파문이 되는 순간,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의 다음 라운드는 팬들의 또 다른 설렘으로 채워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