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형상 선보였다”…방사청 1조7천억원대 사업 주도권 격돌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업계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1조7천775억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 사업이라는 점에서, 최종 사업자 선정이 임박하면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KAI는 9월 1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전자기전 워크숍’에서 자사가 제안한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의 형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KAI는 한화시스템과 협업한 '원거리 전자전기'(SOJ) 형상을 처음 선보이며, 독자 기술로 이루어진 전자전 수행체계를 강조했다.

KAI가 제안한 전자전기는 캐나다 봄바르디어 G6500 기체를 개조해 전자전 임무 장비가 탑재되는 방식이다. 대공 레이더와 통신 체계를 무력화하는 용도로 개발되며, 냉각 및 전력 시스템 통합, 레이더·안테나 성능 극대화 등 각종 전자전 특성이 동체에 적용됐다. 한화시스템은 전자전 장비 소형화와 경량화를 담당, 동체 양측에 주요 장비를 배치해 기체 성능 저하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KAI는 “측면 일체형 개조 형상은 미국 공군 EA-37B 수준으로 평가받는다”며 자체 경쟁력을 자신했다. 또 “한국 방위산업이 전자전 역량을 독자적으로 갖췄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전기 개발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1조7천775억원을 투입해 국내 기술 기반 항공기를 양산할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본격 착수될 전망이다. 현재 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과 대한항공·LIG넥스원 팀이 마지막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전자전 역량의 국산화가 한반도 안보 환경과 방산 수출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내달 중으로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업계는 결과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 생태계와 미래 국방 역량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