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은 우리 이야기 아니다”…엔비디아, 재무 불안론 반박에 투자심리 촉각
현지시각 기준 26일, 미국(USA)에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둘러싼 거품론과 회계 조작 의혹을 부인하는 상세 메모를 내고 방어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증시에서 AI 관련 자산의 과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의 불안을 가라앉히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주 미국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와,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비판 글을 올린 필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문건을 월가 애널리스트들에게 배포했다. 현지시각 기준 26일 공개된 이 메모는 재무 구조와 재고 수준, 고객사의 대금 결제 능력 등을 둘러싼 문제 제기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 논리를 제시했다.

특히 한 필자가 공개 재무제표를 AI로 분석해 엔비디아의 재고가 과도하게 쌓이고 있으며 고객들이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엔비디아는 구체적 수치를 토대로 “재고와 매출채권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자사가 과거 대형 회계 사기 사건으로 악명을 떨친 월드컴, 루슨트, 엔론 등과 같은 범주에서 언급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하며 회계 투명성을 부각했다.
엔비디아는 다만 최신 AI 칩 블랙웰(Blackwell)의 수익성과 관련해, 칩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이전 세대 제품보다 총이익률이 낮고 보증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블랙웰이 시장에서 압도적 수요를 확보하고 있어 전체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메모는 메타플랫폼스가 2027년 데이터센터에 구글(Google)의 텐서처리장치(TPU)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작성됐다. 다음 날 증권사 번스타인이 메모 전문을 공개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메타플랫폼스의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소식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 독점 구조에 균열이 생기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엔비디아는 메타플랫폼스의 구글 TPU 검토 보도와 관련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구글의 성과에 “기쁘다”고 평가하면서도, 엔비디아 칩은 경쟁사 제품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경쟁사의 부상을 인정하면서도 자사 기술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부각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또 AI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의문에 대응해 성장 동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각 기준 19일, 8∼10월에 해당하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고 밝히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실질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같은 날 컨퍼런스콜에서도 “AI 거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고 말하며, 미국(USA)과 유럽(Europe), 아시아(Asia)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사이에서 엔비디아 칩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언급은 AI 투자 사이클이 단기적 투기 국면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 과정이라는 시각을 반영한다.
이번 입장 표명은 재고와 매출 인식 구조, 회계 투명성을 둘러싼 외부 비판을 차단하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와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AI 인프라 투자 기조가 이어지는 한 엔비디아의 고성장세도 지속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 금융시장에서 AI 관련 자산이 자주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이번 방어 전략이 투자심리 안정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