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요금제 전면 도입”…웨이브, OTT 시장 구도 흔든다
광고를 시청하는 조건으로 구독료를 낮추는 ‘광고 요금제’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조짐이다. 웨이브가 신규 광고 요금제 도입을 공식 검토하며 넷플릭스, 티빙에 이어 시장 판도 재편에 나서고 있다. OTT 기업들의 차별화된 가격 전략 도입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다.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18일 광고주 대상 설명회를 열고 신규 광고 플랫폼 전략을 공개한다. 이 자리에서 웨이브의 광고 요금제 출시 계획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웨이브 측은 "아직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광고 요금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추진 중인 티빙과의 합병을 대비해 구독 모델 다양화, 요금제 재정비 등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광고 요금제란 OTT 서비스 이용자가 구독료를 저렴하게 내는 대신 영상 중간 광고 시청을 수용하는 구독 모델을 의미한다. 웨이브와 티빙은 광고와 비광고형 요금제를 병행, 광고 시청 가구 확대와 신규 가입자 유입 모두를 노리고 있다. 기존 완전 유료 기반 OTT 서비스와는 달리, 특정 요금제에서 월 구독료가 4천~5천원대로 낮아지는 차별점을 가진다.
OTT 시장에서 광고 요금제를 먼저 도입한 곳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광고 기반 요금제를 12개국에 출시, 현재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광고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티빙이 2023년 3월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월 5500원)을 도입, 연간 이용권의 경우 월 4000원대까지 낮췄다. 이 구조는 넷플릭스와 유사하지만 콘텐츠별 광고 시간·형태 등 세부 운영방식에는 각각 차별화가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빙-웨이브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내년 말까지 현 구독 요금 유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광고 요금제는 구독료 인상 제한과는 달리,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구조로 정책 규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다. 두 플랫폼은 합병 발표 직후 '더블 이용권' 요금제도 출시, 웨이브와 티빙 양쪽의 광고형 구독을 번들 형태로 판매하면서 신규 유료 이용자가 단기간 264% 증가했다.
업계는 광고 요금제를 통한 가입자 기반 확대가 장기적으로 광고주와의 협업 강화, 콘텐츠 제작 투자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광고 중심 구독 모델이 세계적 대세인 만큼, 국내 OTT 시장도 가격경쟁과 수익다변화 양면에서 최근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익구조 안정화와 시청자 맞춤형 광고기술 등 후속 과제가 시장 리더십 판도를 결정할 변수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웨이브의 광고 요금제가 실제 이용자 선택으로 이어질지, 시장 안착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