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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남매라더니 상임위 다 가져가”…나경원, 농성장서 김병기에 쓴소리
정치

“동작 남매라더니 상임위 다 가져가”…나경원, 농성장서 김병기에 쓴소리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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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상임위 배분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7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철회 등을 요구하며 닷새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예고 없이 방문했다. 쟁점 법안과 인준 표결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진 정치권의 분위기가 현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날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기헌 비서실장, 김남근 민생부대표와 함께 농성장을 찾았다. 김 원내대표가 "안 올 수도 없고"라며 인사를 건네자 나 의원은 곧장 "빨리 김민석 후보자 지명 철회하고 법사위원장 좀 달라니까"라고 맞받았다. 옆에 있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도 "그렇게 하면 100% 협조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나 김병기 원내대표는 "새로운 지도부랑 손 맞춰서 잘하세요"라고 답하며 말을 돌렸다.

이어 최근 민주당 내에서 일부 의원들이 나경원 의원의 단식 농성을 '웰빙'이나 '바캉스'로 폄하하는 시각이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나경원 의원은 "여기 앉아 있는 것도 되게 힘들다"며 "누가 그렇게 바캉스라고 했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또 "우원식 국회의장이 토요일, 일요일엔 에어컨도 안 틀어주더라"고 불만을 표했고, 이에 김 원내대표는 "틀어드리겠다"고 답했다.

 

총리 인준 시점과 본회의 처리 일정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나경원 의원이 "이번 주 토요일, 일요일 지나서 (본회의 처리를) 하느냐"라고 물었으나, 김병기 원내대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민석 후보자 인준안을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상정할 방침이다.

 

이날 대화에서는 상임위원회 배분에 대한 양측의 신경전도 드러났다. 나경원 의원이 "'동작 남매'라고 맨날 그러더니 고생 엄청 시키고 상임위 다 가져가고 말이야"라고 토로하자, 김병기 원내대표는 "무조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작갑·동작을을 각각 지역구로 둔 두 사람은 과거 우호적 관계를 언급하며 상황을 완화하려 했으나, 쟁점 사안 앞에서는 절충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날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나경원 의원의 농성장을 찾아 인사 검증 자료와 관련해 설전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총리 인준과 사안별 상임위 구성 등을 둘러싸고 강한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정치권 전체가 격랑에 휩싸인 형국이다.

 

여야 지도부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준안 처리와 국회 원구성 문제를 두고 향후 본회의와 지도부 협상에서 다시 맞부딪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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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김병기#김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