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간질환 신약 확보”…노보 노디스크, 아케로 7조4천억 원 인수에 업계 긴장
현지시각 9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미국(USA) 바이오테크 업체 아케로 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를 최대 52억달러(약 7조4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비만 및 간질환 치료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노리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글로벌 제약업계와 투자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대규모 인수는 비만 치료제 경쟁, 신약 포트폴리오 다각화, 그리고 경영진 변화와 맞물려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주당 54달러에 성과연계 조건을 추가해 최대 주당 6달러를 더 지급하는 조건으로 아케로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아케로 주가의 나스닥(NASDAQ) 종가 기준 약 30%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이다. 핵심 인수 목적은 대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인 ‘에프룩시페르민’(efruxifermin)에 있다. 이 신약은 현재 3상 단계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사 질환 분야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꼽힌다.

마이크 도우스트다르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에프룩시페르민이 당국 승인을 받을 경우, 단독치료는 물론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와의 병용 투여를 통해 기존 시장에 새로운 치료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밝혔다. 실제 시장조사에 따르면 대사성 지방간염 환자의 40%는 당뇨병, 80% 이상은 과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나, 복합 치료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이번 인수는 도우스트다르 CEO 취임 후 추진된 첫 대형 거래다. 최근 1년간 비만 치료제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사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보 노디스크가 약 9천 명의 일자리 감축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신약 확보 및 사업 다각화가 회사 재도약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과 글로벌 언론에서는 비만·간질환 치료제 시장 내 기술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약사들이 비만 치료제와 병용 가능한 신약 인수를 통한 포트폴리오 ‘차별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인수가 대사 질환 시장 경쟁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관가와 투자자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승인 절차와 후속 임상결과, 신약 출시 속도에 이목이 쏠리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의 인수합병(M&A) 경쟁도 추가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비만 및 대사 질환 치료제 패권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