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선방쇼”…울산, 도르트문트전 분투→F조 3연패로 대회 종료
잔뜩 굳은 표정으로 라커룸을 나서는 울산 HD 선수들의 어깨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경기 내내 이어진 압박과 실점 위기의 연속, 그 속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투혼이 잠시나마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꿈꿨던 유종의 미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F조 3차전이 26일 오전 4시,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울산 HD와 도르트문트의 조별리그 최종 맞대결에서 울산은 전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울산은 엄원상과 서명관의 공백을 강상우, 이재익의 수비 진용 강화로 대신하며 파이브백 전술로 나섰다. 도르트문트의 빠른 압박은 전반 20분까지 8개의 슈팅을 기록하게 했고, 전체적으로 20개의 슈팅이 쏟아졌다.
수차례 이어진 조현우의 슈퍼세이브가 울산의 골문을 지켰다. 전반 27분 세루 기라시의 강력한 슛, 35분에는 이재익 패스 미스 이후 이어진 위기까지 온몸을 던져 막아냈다. 하지만 전반 35분, 조브 벨링엄의 패스를 받은 스벤손이 왼발 슈팅으로 도르트문트에 선제골을 안겼다.
이어진 도르트문트의 공격은 파스칼 그로스와 기라시의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조현우가 계속해서 위기를 넘겼다. 울산은 전반을 0-1로 마친 뒤, 후반 김민혁과 라카바를 고승범, 박민서로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강상우의 돌파에 이어진 루빅손의 패스가 시즌 첫 슈팅으로 연결됐으나 상대 골키퍼 정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점유율과 슈팅 숫자 모두에서 크게 밀린 울산이었지만, 조현우의 투지는 끝까지 이어졌다.
후반 21분 도르트문트 뒤랑빌의 역습 슈팅, 후반 막판 얀 쿠토의 결정적 시도까지 조현우가 연달아 막아냈다. 전체적으로 울산은 이날 3개의 슈팅만 기록했고, 도르트문트에 28개의 슈팅, 9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하는 열세를 보였다.
경기 종료 후 김판곤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FIFA 클럽월드컵이 선수들에게 값진 경험으로 남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경기장에는 울산의 마지막을 위로하는 팬들의 박수도 이어졌다.
울산은 이번 대회 3연패로 승점 없이 마감했다. 32개 팀이 처음 출전한 이번 클럽월드컵에서 추가 상금은 얻지 못했지만, 출전비로 955만 달러를 확보했다. 도르트문트는 2승 1무로 조 1위를 기록했고, 플루미넨시가 1승 2무로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울산 HD는 28일 귀국한다.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을 안고, K리그와 FA컵 등 국내 무대에서 새로운 반등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