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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주변국과 공동 마련”…안규백, 아세안 국방장관회의서 중대 도전 강조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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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반도 긴장을 놓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국제 국방무대에서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다.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에서 안 장관은 한반도 평화 구축의 ‘공동 책임성’을 강조하며 중국 등 주변국의 적극 참여를 촉구했다. 최근 동북아 안보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국방 수장이 다자외교를 통해 한미동맹과 역내 협력의 병행 추진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안규백 장관은 “한반도 평화는 남북한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재래식 전력 현대화는 역내 평화와 안정, 그리고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북한이 연이어 신형 무기 도발에 나서는 동시에,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을 반영한다.  

이날 회의에서 안 장관은 “대한민국 국방부는 긴밀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로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END’ 구상을 직접 공유하며, 중국 등 주요 국가와 국제사회에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아시아 주요 해상교통로의 지정학적 중요성도 언급됐다. 안 장관은 “아세안의 중추를 이루는 믈라카 해협과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모두의 공통 이익”이라면서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고 핵심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해상교통로에 의존하는 한국에 이 지역은 ‘생명선’과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내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를 위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공조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한국 국방부가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로서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보 증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 11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8개 파트너 국가의 국방장관급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둥쥔 중국 국방부장도 모두 자리를 함께해 역내 안보 이슈의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안 장관은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취임 후 첫 대면을 가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경주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언급하며, 내주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한 추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 역시 긴밀한 한미 협력을 통해 정상회담 공동성과의 실행을 구체화하자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한국 국방부의 발언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더불어 역내 해양안보, 다자 공조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정치권은 안 장관 발언에 대해 동맹 강화를 토대로 한 ‘균형외교’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한미안보협의회의 등 주요 일정과 연계해 대북 억지력과 역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아세안 등 주변국과의 지속 교류를 계획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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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아세안국방장관회의#한미국방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