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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폭염에 멈춘 경기”…울산HD, 클럽월드컵 변수 체감→북중미월드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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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폭염에 멈춘 경기”…울산HD, 클럽월드컵 변수 체감→북중미월드컵 시험대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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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에 갑작스러운 낙뢰까지, 울산 HD 선수들은 이번 국제 대회에서 극한의 기상 조건과 맞섰다. 악천후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순간 위기감은 피할 수 없었고, 관중과 팬들마저 숨죽인 시간이었다. 경기 후반까지 이어진 변수 속에서 모두의 시선은 이제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하고 있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미국 올랜도에서 개막해 대륙별 강호들이 맞붙었다. 울산 HD는 26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와의 F조 3차전을 끝으로 세 경기 모두 아쉽게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경기 일정마다 낙뢰와 폭염으로 인한 킥오프 지연, 중단 사태가 반복돼 선수단 운영과 전략에 큰 영향을 줬다.

“낙뢰·폭염 변수 경고”…울산HD, 클럽월드컵 격전→북중미월드컵 시험대 / 연합뉴스
“낙뢰·폭염 변수 경고”…울산HD, 클럽월드컵 격전→북중미월드컵 시험대 / 연합뉴스

조별리그 초반 울산 HD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의 경기는 인근 낙뢰로 인해 시작이 약 65분 밀렸다. 이 밖에도 파추카(멕시코)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와 벤피카(포르투갈) 경기는 90분 이상 순연돼 한 경기 시간이 5시간 넘게 소요되기도 했다. 미국 현지 야외 스포츠 특성상 낙뢰가 8마일 이내 접근 시 즉각 경기가 멈추며, 최소 30분 이상 추가 대기가 불가피했다.

 

울산의 조현우, 김영권 등 선수들은 “긴 대기 끝에 다시 몸을 풀기는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관중들 역시 “공격 흐름이 중단되면 몰입감이 깨진다”는 반응을 온라인상에 보여, 악천후가 선수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큰 변수임을 알렸다.

 

문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다. 주요 경기가 열릴 미국 동부와 멕시코, 캐나다는 여름철 뇌우와 폭염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특히 월드컵은 유럽 현지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낮 경기가 다수 배정됐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소모될 수 있고, 팬들도 관중석에서 더위와 번개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도르트문트전에서는 오후 3시의 무더위까지 더해졌다. 조현우는 “큰 대회일수록 저녁 경기 방식이 선수와 팬 모두에게 적합하다”며 우려를 드러냈고, 김영권 역시 “이처럼 기상 변수에 신경을 쓰는 월드컵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대회 준비 차원에서는 쿨링 브레이크, 얼음물 제공, 일정 유동성 등 각종 방안이 모색됐으나 완전한 해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이번 클럽월드컵의 경험은 각국 대표팀과 주최 측 모두에게 남다른 과제를 안겼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에서 각 팀과 주최국이 어떤 기상 대비책과 체력 관리 방안을 내놓을지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 8일부터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개최된다. 개최지 선정, 현지 기상 분석, 적응 훈련 등 선수단 대비가 관건으로 부상했다. 이번 대회의 경험이 또 다른 대륙의 축구 서사를 어떻게 바꿀지, 조용한 기대가 이어진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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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조현우#북중미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