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1회전 탈락”…보아송, 윔블던 도전→본선 진출 무산
관중들의 시선은 한동안 그라운드 코트 위에 머문 로이스 보아송을 쫓았다. 짧은 여운과 긴 아쉬움, 프랑스오픈에서 보여준 꿈같은 질주가 다시금 떠올랐다. 그러나 윔블던의 벽은 높았고, 보아송의 도전은 1회전 문턱에서 멈췄다.
2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예선 첫 경기에 나선 보아송은 카슨 브랜스타인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1세트 2-6으로 시작은 힘들었으나,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7-6(7-1)로 기어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마지막 세트에서 4-6으로 무너지며 1-2로 역전패했다.

불과 한 달 전, 세계 361위였던 보아송은 프랑스오픈에 와일드카드로 나서 제시카 페굴라, 미라 안드레예바 등 세계 랭킹 10위권 강자들을 연달아 꺾었다. 파리 코트에서의 돌풍 끝에 준결승에 진출한 그는, 순식간에 세계 랭킹 65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윔블던 규정은 차가웠다. 본선 시드 결정 시점은 약 6주 전의 랭킹이라 보아송에게 본선 직행은 허락되지 않았다. 프랑스오픈 돌풍에 기대된 와일드카드마저 무산되며, 예선부터 다시 계단을 올려야 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쓴잔을 마신 보아송은,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자신을 꺾었던 코코 고프가 최근 그랜드슬램 정상에 오른 것을 멀리서 바라봐야 했다.
경기 후 보아송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차분한 소회를 전했다. 패배의 아쉬움과 동시에 흔들림 없는 도전을 다짐하는 짧은 한 마디, 관중들과 팬들은 이 메시지에 다시 한 번 힘을 보탰다.
SNS를 비롯한 팬 커뮤니티에서는 “보아송의 동화는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와 함께 희망을 나눴다. 메이저 대회 단숨에 4강에 오르며 세계무대에서 거센 주목을 받기 시작한 보아송, 그의 랭킹은 가파르게 뛰었고, 다음 그랜드슬램에서는 본선 직행의 설렘이 예고되고 있다.
시드는 끝내 허락되지 않았으나, 커리어 최고의 한 달을 보낸 보아송의 도전은 이미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현장에는 뜨거웠던 응원과 함께, 성장의 여운이 한동안 머물렀다. 다가오는 그랜드슬램 시즌, 보아송의 다음 걸음을 지켜보는 일은 팬들에게 또 다른 기대를 남긴다.
하루를 가르는 라켓의 울림과 응원의 목소리, 짙은 그늘 뒤 남겨질 새로운 출발선 위에 보아송이 서 있다. 변화의 바람, 그리고 멈추지 않는 도전.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은 다음 순간 보아송의 이야기에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