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조 원 순매수”…반도체 업황 기대에 코스피 랠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세가 17일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견인하며 국내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이 외국인 수급을 움직이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한다. 당분간 증시 핵심 변수로 외국인 매수세와 반도체 업황 전망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최근 국내 증시 랠리에서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며, “단기간 5조 원을 넘는 순매수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외국인 자금은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집중됐다. 최근 글로벌 자금 유입은 환차익 차원보다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연계된 ‘레버리지 플레이’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대만 가권 지수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관련 지수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증시 전반에 반도체 업황 호조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국내외 시장에 고르게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도 5년 평균 수준에 근접하며,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수준으로의 회복만 가정해도 향후 외국인의 추가 매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측면에서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D램과 낸드 등 주요 반도체의 수급률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현재는 반도체 사이클의 초입 단계에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수급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최근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코스피 대형주 위주 매수세가 밸류 체인 전반으로 확대된 뒤, 점차 코스닥 중소형 종목군으로 확산하는 과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 흐름과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에 따라 국내 증시 방향성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국은 시장 안정화와 투자 환경 점검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