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 결제 알림이 울렸다”…KT 소액결제 피해 1억 원 넘어선 일상 불안
요즘 휴대폰을 보다 결제 알림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신경 쓰지 않았던 알림이, 이젠 ‘혹시 나도 피해자 아닐까’ 하는 불안의 신호가 됐다. 소액결제 피해는 머나먼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다.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부천, 과천, 인천 등에 사는 KT 이동통신 가입자 199명이 지난달 27일부터 최근까지 본인도 모르게 수십만 원의 소액결제가 빠져나가는 일을 겪었다. 피해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15일 집계된 피해액만 벌써 1억 2,600만 원에 이른다. 모바일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등 내 생활 속 결제 내역이 낯선 곳에 기록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광명시에서만 7,750만 원, 금천구 3,760만 원 등 이미 생활비 한 달치를 훌쩍 넘는 돈이 스쳐갔다. 갑작스러운 결제 알림에 놀란 이용자들의 반응은 ‘나만 당한 게 아니었다’. 소셜미디어에는 “나도 몇십만 원씩 빠져나가 있었다”거나 “집 근처에 불법 기지국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무섭다”는 사연이 이어졌다.
KT 측은 11일 “불법 초소형 기지국에서 신호를 가로채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원인 파악과 피해 방지를 위해 결제 자동 차단과 본인 인증 강화, 이미 청구된 피해금 면제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IT 보안 전문가들은 “물리적 신호 탐지까지 시도한 사례는 드물다”며 “기술 일상과 보안 감수성의 간극이 점점 줄어드는 사건”이라 해석했다.
관심은 피해 예방으로 옮겨갔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KT 매장이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고, 휴대폰 결제 한도 제한, 본인 인증 추가 단계 확인 등 실생활 점검법을 공유하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그동안 설정 한 번 신경 쓴 적 없었는데”라며 자신의 감각을 되짚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 사건은 단지 결제 내역의 숫자를 넘어, 평범한 하루 속 ‘걱정 없는 소비’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