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점 맹폭”…아히·베논, 세계선수권 극적 질주→16강 동반 티켓
뜨거운 열기가 감도는 필리핀 케손시티에서 세계 배구 무대가 또 한 번 요동쳤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아히, 캐나다 대표팀의 베논이 각자의 코트에서 팀을 16강으로 이끄는 진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아히는 폴란드를 상대로 양 팀 최다인 23점을 적립하며 네덜란드 득점 기둥으로 활약했고, 베논 역시 캐나다의 조별리그 돌파에 힘을 보탰다.
네덜란드는 17일 B조 3차전에서 세계 1위 폴란드를 만났다. 아히는 네 세트 모두 선발로 뛰며 공격 라인을 이끌었지만, 접전 끝에 1-3(25-22 23-25 19-25 22-25) 역전패를 맛봤다. 1세트에서만 9점을 쏟아부었고, 시종일관 위협적인 득점 감각을 선보였다.

이날 실패에도 네덜란드는 2승 1패로 조 2위에 이름을 올려 16강행 티켓을 확보했다. 아히는 조별리그 3경기 동안 61점을 올리며 득점 랭킹 전체 2위에 올랐다. 불가리아의 알렉산다르 니콜로프가 71점으로 선두를 지킨 가운데도, 아히의 꾸준한 몰아치기가 집념으로 남았다.
반면 베논은 G조 튀르키예전에서 8득점을 만들어냈다. 캐나다는 0-3(21-25 16-25 25-27)으로 완패했지만, 세트마다 팽팽한 흐름에서 베논의 활약이 배어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강인한 의지는 2승 1패로 조 2위를 확정짓는 동력이 됐다. 베논은 2024-2025시즌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로 선택받아 곧 V리그 무대를 밟을 예정이다.
16강 대진도 관심을 끈다. 네덜란드는 튀르키예, 캐나다는 폴란드와 각각 마주하며, 만약 두 팀 모두 8강에 오른다면 V리그에서 만나게 될 아히와 베논이 세계 대회에서 외인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현실로 다가온다.
한편 우리카드 소속 알리 하그파라스트가 이란 대표 자격으로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알리는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4점을 책임지며 조 2위 도약에 일조했다. 이란은 마지막 조별리그에서 필리핀을 누를 경우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알리는 아시아 쿼터 전체 1순위 신인으로 V리그에 진출해 첫 시즌 35경기 529득점, 공격 성공률 55.82%라는 수치를 남겼다. 데뷔 시즌부터 팀 기둥으로 입지를 굳힌 만큼, 이번 국제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장의 흥분은 그대로 관중석을 채웠다. 아히와 베논, 알리 등 V리그 외인들이 세계 대회에서 크고 작은 기록을 남기며, 현지 팬들의 관심과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새 시즌을 앞두고 V리그 스타들의 활약상이 더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