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제압”…심수인, 깁슨과 컴파운드 이벤트매치→1점 차 승리
경기장 곳곳에 서린 긴장과 응원의 열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식지 않았다. 최정상 선수들이 집결한 무대에서 단 한 발이 승패를 가른 긴박함, 그리고 그 흐름 속에 환희와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심수인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으로 승부의 흐름을 자신의 손으로 붙들었다.
30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 문화광장에서 개최된 ‘해외우수선수 초청 양궁 국가대표 이벤트 매치’ 여자 개인전. 세계랭킹 35위 심수인(창원시청)이 세계 2위 엘라 깁슨(영국)을 145-144, 1점 차로 꺾으며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유럽선수권 우승과 월드컵 다관왕 경력을 가진 깁슨을 상대로 심수인은 마지막 한 발까지 갈리는 긴장감 속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이번 이벤트 경기는 9월 5일부터 열릴 2024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맞붙는 자리였다. 심수인은 깁슨과의 대결에서 집중력과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였고, 1점 차 승부는 현장 관중과 팬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
반면, 단체전에서는 한국이 다소 아쉬운 결과에 그쳤다. 여자 단체전에서 한승연, 심수인, 소채원 조가 깁슨, 다프네 킨테로(멕시코), 황이러우(대만) 조에 228-232로 패했고, 남자 단체전 역시 최용희, 김종호, 최은규가 가르시아(멕시코), 전제룬(대만), 에이제이 스콧(영국) 조에 231-234로 졌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김종호(현대제철, 세계 21위)가 세계 8위 세바스티안 가르시아(멕시코)를 147-146으로 누르며 자존심을 지켰다. 혼성 단체전에서는 대표팀 소속 선수들끼리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최은규-소채원이 최용희-한승연을 156-154로 꺾었다.
심수인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 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고, 9월 세계선수권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심수인의 마지막 한 발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이벤트 매치는 6월 24일부터 7월 4일까지 충북 진천선수촌과 광주국제양궁장 등지에서 열리는 ‘컴파운드 해외우수선수 합동훈련’의 하이라이트로 마련됐다. 심수인과 김종호가 보여준 집중력과 승부욕은 다가올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컴파운드 대표팀의 경쟁력을 기대케 한다.
바람을 가르며 쏜 한 발의 화살이 남긴 울림은 오래도록 경기장에 남았다. 양궁의 묵직한 감동과 숨은 이야기들은 오는 9월 5일부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릴 ‘2024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