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정 이용 판결, 앤스로픽 주가 비상”…美 연방법원 판단→저작권 분쟁 향방 주목
샌프란시스코의 해묵은 안개가 아침을 감싸던 6월의 끝자락, 미국 연방법원에서는 인공지능 산업의 문을 흔드는 역사적 순간이 잉태됐다. 연방지방법원 윌리엄 알섭 판사는 다정하게 쌓인 책더미 너머로, 기술과 창작이 부딪히는 새로운 경계선을 그려냈다. AI 모델인 ‘클로드’를 비롯한 앤스로픽의 언어는 법정의 울림에서 정당성을 얻었고, AI 시대에 저작권이 어디까지 뻗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요한 화두를 던졌다.
알섭 판사는 AI 모델이 저작물의 고유한 창의성을 직접 옮겨적지 않았으며, 학습을 위한 책 사용 행위는 저작권법 관점에서 ‘공정 이용’이자 새로운 목적의 ‘변형적 행위’라고 단단하게 판시했다. 이로써 AI 기업들은 오랜 범법 논란에서 한 줄기 해방의 바람을 맞이했지만, 동시에 인터넷상 불법 유통 도서 활용에는 분명한 경고를 남겼다. 향후 손해배상 판결이 예고된 12월의 재판정은 다시 새로운 긴장 속에 갇힐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미국을 넘어 글로벌 AI 산업 시장에 커다란 파문을 던졌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등 주요 AI 기업을 둘러싼 저작권 소송 전선에서 첫 중대한 분수령으로 기록된다. 뉴욕증시의 생성형 AI 및 대규모 언어 모델 주가는, 법원의 판단에 안도감을 담아 한때 강한 상승세를 그렸다. 증권가에서는 “공정 이용에 대한 사법부의 인정이 단기적으로 AI 기업의 가치에 긍정 신호를 줬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산업 내에서는 저작권 관리와 데이터 수집의 새로운 질서를 예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판결의 여운 속에서도 시장과 산업은 녹록지 않은 미래를 예감한다. 전문가들은 AI의 진보와 저작권 소유권 다툼이 끝내 ‘창작’과 '기술' 사이에서 예리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본질을 상기시킨다. 투자자들은 규제 리스크 완화에 환호하면서도, 변곡점이 될 12월 배상 판결과 추가 판례 동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AI의 미래가 법정의 언어와 시장의 리듬 위에서 춤추는 시대, 이번 판결은 새로운 창작과 혁신의 경계에 서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