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은 더 이상 화폐 아니다”…블랙록, 디지털 헤지자산 평가에 글로벌 파장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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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6일, 미국(USA) 뉴욕 월가에서는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 경신 소식과 함께 ‘디지털 헤지자산’으로서의 위상 변화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비트코인이 12만4,688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2조4,700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전통적 금융권과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정체성’에 대해 재해석에 나서는 분위기다.

 

사건의 쟁점은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였다. 블랙록은 비트코인을 위험회피(Risk-off) 자산도, 위험선호(Risk-on) 자산도 아닌 독립적 ‘다이버시파이어(diversifier)’로 규정하며, 비트코인이 법정화폐처럼 기능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포브스(Forbes)는 “비트코인은 화폐도 아니고, 앞으로도 화폐가 될 수 없다”며, 각국 정부가 통화·재정 주권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논의의 배경에는 역사적 선례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1931년 경제위기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국민의 금 보유를 강제 환수한 사실이 사례로 거론됐다.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통화 아닌 ‘디지털 헤지자산’으로 부상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통화 아닌 ‘디지털 헤지자산’으로 부상

이와 같은 시각은 글로벌 투자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각국 정책 결정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블랙록은 “비트코인은 전통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고, 개별 국가 통화정책에 덜 종속적이어서 글로벌 금융 불안정 시기 ‘보험(insurance)’ 역할을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5년간 여섯 차례의 주요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비트코인이 모두 강한 회복세를 보였고, 위기 후 60일 내 평균 상승폭이 금을 넘어섰다는 점은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블랙록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4월 대형 시장 변동 직후에도 비트코인은 단기간 내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전통적 안전자산 금과 비트코인을 비교하는 투자 트렌드에도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미국(USA)은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의 ‘저장 가치’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자산 다변화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포브스는 “비트코인은 결코 법정화폐의 자리를 넘볼 수는 없겠지만, 저장 가치로서 금과 경쟁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힐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주요 매체와 시장 전문가들은 이변 없는 한 ‘디지털 금’이라는 개념이 글로벌 금융 질서의 새 표준으로 자리잡아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 급등은 예외적 투기라기보다 경제 환경과 금융위기에 대한 글로벌 방패 수단”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트코인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병존하며, 투자·저축·위험회피 등 역할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본다. 국제사회는 이번 비트코인 위상 변화가 기존 화폐질서와 글로벌 금융 구조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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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비트코인#포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