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7개로 시즌 21세이브”…김택연, 극강 피칭→두산 마운드 지켰다
잠실 밤공기가 한결 뜨거워진 8회, 팬들의 함성 속에 두산 베어스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넘어섰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역전극의 끝, 마운드엔 마무리 김택연이 조용히 올라섰다. 단 7개의 공, 3명의 타자, 1이닝 무실점. 성장통 속에서도 단단함을 잃지 않은 김택연의 품격이 잠실 구장을 가득 채웠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은 8회말 두산이 2점을 추가하며 6-5로 앞서가는 전개를 보였다. 경기 막판 9회초,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마무리 김택연을 투입해 초긴장 상태에서 리드를 지켰다.

김택연은 첫 타자 박민우를 2구째 150㎞ 직구로 간결하게 잡아냈고, 이어 맷 데이비슨을 4구 만에 슬라이더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박건우마저 152㎞ 직구에 힘없이 돌아서자 1이닝이 깔끔하게 종료됐다. 김택연은 3타자 상대 7구 소모, 피안타와 실점 모두 0을 기록하며 시즌 21번째 세이브를 달성했다. 올 시즌 52경기 등판, 2승 4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으로 마무리 투수의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직전 경기에서 흔들렸던 김택연은 경기 후 “최근 부진해 부담이 컸지만 팀 동료들이 역전할 수 있게 해줘 더욱 집중했다”며 “포수 김기연과 호흡도 완벽했다”고 숨을 돌렸다. 전날 ⅓이닝 2피안타 1실점의 아쉬움을 딛고, 이날은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김택연의 이닝 당 투구수가 많아 휴식을 고민 중이었다”며 “오늘은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시즌 누적 972구, 이닝당 18구를 던진 김택연이 이날 7구 마무리를 선보이면서 체력관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두산에 입단해 특급 신인으로 주목받았던 김택연은 60경기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올해는 고비와 부침이 교차하지만, 조성환 감독대행은 “성장통도 필요하다. 시간이 김택연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두산 베어스는 이날 승리로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잠실 밤하늘을 물들인 팬들의 박수는 마운드의 땀방울과 겹쳐 오래도록 울렸다. 이어지는 경기는 두산의 주중 시리즈로 이어질 예정이다.
김택연은 “초구에 자신감이 흐트러진 적이 있었지만, 최근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한층 단단해진 마무리 투수로 팀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