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시화공장 생산라인 재가동”…노동부 작업중지 해제→안전 논란 여전
근로자의 사망 사고로 멈춰섰던 ‘SPC삼립’ 시화공장이 다시 움직이려는 시점을 맞이했다. 지난달 19일,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에서 윤활유 작업을 하다 기기에 상반신이 끼이는 비극적 사고가 발생했다. 그날 이후 8개 생산라인은 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으로 멈춰섰고, 공장은 침묵을 이어갔다.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가. ‘SPC삼립’ 측은 노동조합과 외부 안전 전문기관, 회사가 합동으로 세 차례 안전 점검과 시설 개선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고 설비는 철거 후 폐기하기로 결정됐다. 작업이 중단됐던 8개 라인 가운데 사고와 무관한 7개 라인이 조만간 완전히 재가동될 예정이다. 앞서 사고 발생 2주 만에 19개 라인은 이미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그러나 수사의 그림자는 여전히 무겁다. 지난 17일, 경찰과 노동부는 서울 서초구의 본사와 시흥공장에 압수수색을 벌였다.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과실치사 증거 확보를 위해 80여 명의 수사관과 감독관이 투입됐다. 사고 직후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됐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중요한 쟁점은 산업현장의 구조적 안전 문제와 법 제도의 실효성에 있다. 안전 진단과 시설 개선, 재발 방지 약속은 반복됐지만, 근본적 변화와 책임 있는 시스템 혁신이 뒤따라야만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수사 결과가 향후 산업 현장 안전 관리 체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피해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현장의 모습은 언제쯤 실현될지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