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헬륨 누설 변수 딛고”…누리호, 4차 발사 준비 신호탄
IT/바이오

“헬륨 누설 변수 딛고”…누리호, 4차 발사 준비 신호탄

허예린 기자
입력

누리호 4차 발사가 본격적으로 막바지 준비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확인됐다. 발사 성공을 좌우할 최종 리허설 단계(Wet Dress Rehearsal)에서 지상설비 헬륨 공급라인 누설이 발견되면서, 산화제 시험 절차가 하루 연기된 것이다. 누리호 4차 발사는 2023년 5월 3차 발사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추진되는 국내 독자 우주 운송체 임무다. 이번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제작 및 총괄을 전담하며, 민간주도 우주 개발 전환의 기점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이슈가 실제 발사 일정과 준비 체계 변화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문제가 확인된 헬륨 공급라인은 발사대 지상설비에 설치돼, 극저온 산화제 주입 단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헬륨은 엔진 내 추진제 조합과 압력 제어에 필수적으로 쓰이며, 누설 발생 시 연소 안정성이나 추진제 혼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WDR은 실제 발사 환경과 유사하게 발사체 이송, 엄빌리컬 연결, 산화제 극저온 주입 등 전 절차를 점화 직전까지 시뮬레이션하는 종합적 시험이다. 특히 산화제(183도의 극저온 상황) 충전 및 배출 과정에서 추진계와 제어계 시스템의 이상 유무가 집중 점검된다.

이번 공급라인 누설 발생에도, 우주항공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본체에는 이상이 없다”며 WDR의 핵심 목적이 바로 사전 위험요소 식별에 있음을 강조했다. 시험 2일차에 확인된 변수로 인해 전날 절차가 하루씩 연기되는 등 일정 변동이 생겼지만, 문제 식별 자체가 리허설의 본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록체인, 자동차, 반도체 산업에 적용되는 유사 ‘최종 리허설’ 대비, 우주 발사체는 극저온·고압 환경 등 까다로운 조건에서 리스크 요인을 사전 진단하는 과정이 특히 중요하다.

 

누리호 4차 발사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탑재해, 예정대로라면 오는 11월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모든 제작 과정을 일괄 책임지는 점, 다양한 위성의 동시 발사 수요에 대응하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편, WDR 결과는 25일 공식 검토를 거쳐 결론이 날 예정이며, 발사관리위원회가 9월 말 최종 발사일을 확정하게 된다.

 

글로벌 우주 발사체 개발 현장에서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리허설 절차상 변수가 발사 시점 조정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 왔다. 미국·유럽 사례 역시 초기 수주 내 발사 일정의 유연한 조정이 잦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종 리허설에서의 결함 확인은 기술 고도화 단계의 일상”이라며 “오히려 위험요소를 정확히 찾아내고 수정하는 것이 대형 발사 성공률 제고의 핵심 전제”라고 분석한다.

 

우주항공청은 발사체 기술 및 생산 과정의 모든 실증 변수를 촘촘히 점검해 일정 기반 발사 시스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4차 발사 준비 이슈가 국내 항공우주 산업 민간 이양의 현실성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누리호#한화에어로스페이스#우주항공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