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첫 비행시험 돌파” …방위사업청, F-15K 타우러스 넘는 성능 도약→국방 전략 새 전기
새벽을 가르며 펼쳐진 활주로 위, 방위사업청의 숨 가쁜 도전이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방위사업청이 25일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 기술진이 일군 국산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의 안전분리 비행시험이 23일 공군 제3 훈련전투비행단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시험은 단순한 탑재 검증이 아니라, 항공기와 유도탄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할 수 있는지, 불확실성의 벽을 허무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이번 안전분리 비행시험은 시험용 FA-50 항공기에 시험용 분리탄을 장착해 실시됐다. 4월부터 무려 31회의 시험 비행을 거치며 축적해온 데이터는 조종 안전성과 하중, 그리고 극한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담보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마침내 유도탄 분리 시 항공기의 구조적 간섭과 임무 수행 능력 저해 요소가 발견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한국이 자국 기술로 개발 중인 이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은 특히 KF-21 시제기와의 동행을 예고한다. 방위사업청은 FA-50으로 추가 시험을 이어가 되는 2027년, KF-21에 실전용 유도탄을 탑재해 본격적인 작전 운용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 유도탄은 이미 도입돼 있는 F-15K의 독일산 타우러스 미사일과 나란히 비교되며, 그에 못지않은—어쩌면 그 이상의—전략적 가치가 기대된다.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2차 사업으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2018년 첫발을 내디뎠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탐색 개발을 단행하며 스텔스 설계, 자체 유도 항법 등 첨단 기술을 한 데 모았다. 2022년 이후 체계 개발이 본격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세부정밀화 작업 속에서 초정밀 타격 역량의 국산화라는 커다란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안전분리 비행시험 성공은 개발 과정의 큰 고비를 넘은 것”이라며 “앞으로 KF-21과 유도탄의 결합형 무기 패키지 수출까지 이어질 경우, 국내 방산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기체계의 국산화는 단순한 군사력 강화 이상의 의미를 품는다.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의 확보는 한국 안보 전략의 지형을 새로이 그리고, 해외 시장에서 ‘한국형 패키지’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일으킬 기반이 된다. 정부와 방위사업청은 향후 시험과정을 치밀하게 이어가면서, 무기체계의 실질적 전력화와 수출 동반 상승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