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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세 품새 도전”…한종상 옹, 실버태권도페스티벌 참가→노익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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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세 품새 도전”…한종상 옹, 실버태권도페스티벌 참가→노익장 과시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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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끗희끗 풍성한 머리 위로 내려앉은 조명, 단정한 도복 앞에서 한종상 옹은 그대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품새를 펼쳤다. 101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정확함과 여유가 그 동작마다 스며들며, 객석을 가득 채운 응원은 한층 더 깊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대에 오른 노익장의 도전은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으로 이어졌고, 박수 소리는 그 어떤 시상식보다도 길고 진하게 울렸다.

 

충북 청주시 충북스포츠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되는 2025년 KTA 전국실버태권도 페스티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600여 명의 태권도 수련생들이 출전했다. 대한태권도협회가 5회째 개최하는 이 축제의 중심에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령 태권도인 한종상 옹이 있었다. 한종상 옹은 주민등록상 1926년생이지만 실제로는 1924년생으로, 9년째 태권도 수련을 이어갔다. 지난해엔 개인전 품새 부문에서 3위를 기록하며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한종상 옹이 올해 역시 품새 부문에 출전해 또 한 번 도전의 발차기를 올렸다.

“101세 품새 도전”…한종상 옹, 실버태권도페스티벌 참가→노익장 과시 / 연합뉴스
“101세 품새 도전”…한종상 옹, 실버태권도페스티벌 참가→노익장 과시 / 연합뉴스

이번 페스티벌은 도전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여섯 차례 심장 수술을 이겨낸 선시연 양이 할머니, 어머니와 손을 맞잡고 가족 품새 부문에 나서며, 시련을 딛고 일어선 청소년 참가자의 참가 소식은 관중과 참가자 모두에게 진한 울림을 안겼다. 각 세대가 몸소 화합하며 만들어낸 경기장 풍경은, 단순한 시합을 넘어 삶을 격려하는 무대로 바뀌었다.

 

특히,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태권도는 실버 세대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며, 이번 대회가 가족간 소통과 유대를 더욱 든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실버 태권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체육계 전반에 확산될 변화를 예고했다.

 

한종상 옹의 품새 안에는 오랜 시간의 내공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뒤이어 펼쳐진 가족 품새 역시 아름다운 세대 잇기의 현장이었기에 박수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는 향후 실버태권도페스티벌이 고령층 체육 참여 확대와 가족 건강 증진을 위한 중추적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나이의 경계를 허무는 태권도인들의 내일은, 관객 한 명 한 명의 가슴 속에 조용한 울림으로 오래 남았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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