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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APEC 정상회의 불참 가능성”…대통령실 “한미회담 일정 조율”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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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두고 미국 행정부와 대한민국 대통령실이 긴밀히 협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29일 한국 경주에 입국해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을 소화한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본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출국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외교가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개막일인 31일보다 이틀 빠른 29일로 거론된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비롯해 일본 방문 계획이 알려지면서 동아시아 순방 일정 전체가 유동적인 상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29일에 입국해 경주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전체적인 일정은 여전히 한미 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지난 7월 말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 언급한 데서 촉발됐다. 이어 일본 언론은 27일부터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28일 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를 거쳐 일본을 방문한 뒤, 29일 경주에 입국할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APEC 정상회의 본행사인 31일까지 한국에 머무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일치기’ 방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미중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입국 이후 출국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한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론이 제기됐다. 여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APEC 본행사에 불참하고 한국에 짧게 머무를 경우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더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열린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이 한미, 미중 별도 정상회담을 통해 주요 현안을 논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PEC 계기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관련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방한 시 한미 정상회담 등 구체적 일정 역시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 등 복수의 외교 현안이 맞물리며 유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외교 당국은 일정을 최종 확정하는 대로 관련 정책 대응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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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트럼프#apec#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