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면 수사받아라”…더불어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이재명 사건 개입 의혹 공세

사법개혁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이 정점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사건 개입 의혹 전면 부인에 대해 “수사로 진실을 밝히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제보 확보를 언급하며 법제사법위원회 검증 방침도 예고해,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정국 논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 제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본인은 부인하고 있고, 그렇다면 특검 수사로 진실을 밝히는 수밖에 없다”며 “본인 스스로 수사에 협조하겠다 나서면 좋지 않겠느냐. 떳떳하면 수사받아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때 빠르고 명확한 반대 목소리를 못 냈고, 서부지법 폭동 때 강력한 메시지도 못 냈던 조 대법원장. 본인 의혹엔 참 빠른 입장을 냈다”며 사법부 수장 자격에 회의적 시선을 보였다. 나아가 “그냥 조희대 변호사로 사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장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며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조금의 애정이라도 남아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면 될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대법원장이 중요한 국가적 사안에 침묵한 반면, 개인적 이슈에는 빠르게 입장을 밝힌 점을 꼬집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문제 제기는 단순 의혹 제기에 머물지 않고 있다.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는 “조 대법원장의 변명이 사실인지 법사위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며 “만약 거짓이 밝혀진다면 책임을 강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문대림 민주당 대변인 역시 “사법적 상식을 뛰어넘은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음에도 그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던 조 대법원장의 모습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부승찬 의원이 받은 제보는 한 명만의 것이 아니다”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전날 부승찬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제보를 공개했다.

조국혁신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대법원장 답변만으로는 ‘왜 9일 만에 원심을 뒤집고 대선에 개입했는가’라는 국민 의혹을 잠재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검증 및 제보 공방으로 의혹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중심으로 조 대법원장 의혹 관련 공방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