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신중충”으로 내부 경계론 제기…주호영, 윤호중 지공무사로 맞대응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여야의 인사검증 공방과 내부 혁신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진행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불교 경전의 한자성어를 인용하며 새 정부 내 인사 논란과 내부 쇄신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주호영 의원은 “사자신중충이라는 말이 있다. 사자 몸 가운데 벌레라는 말”이라며, “사자가 죽으면 제 몸 안에서 벌레가 생긴다. 어디서든지 그 조직의 권위나 이런 것을 무너뜨리는 것은 외부가 아니고 내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자신중충(師子身中蟲)이 조직의 내부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경계의 의미라는 점을 짚으며, 인사 논란이 계속되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총리 후보자를 잇달아 언급했다.

주 의원은 “핵심가치를 침범한 사람들이 그 부처를 맡으려 하고 있다”며 여권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주요국 주재 대사 소환 문제를 예로 들며 “나하고 뜻맞는 사람 쓰는 건 좋은데 아그레망을 받고 하는 데 몇 달이 걸린다. 이 중요한 때에 주미대사까지 철수시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호중 후보자는 ‘지공무사(至公無私)’를 화답의 한자성어로 내세웠다. 지공무사는 지극히 공정하며 사적인 이익이 없다는 뜻이다. 윤 후보자는 “저는 초대 대법원장이신 김병로 대법원장님의 좌우명을 제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것은 지공무사”라며 “지극히 공적으로 일을 하고, 사적인 일을 돌보지 말라는 취지로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윤호중 후보자의 행정수행 가치관과 공직 태도를 둘러싼 여야의 균열이 확연히 드러났다. 국민의힘 측은 내부 기강 확립과 임명 절차의 엄정함을 요구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여당 측은 후보자의 공정성과 자기 관리에 신뢰를 보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현 정부 전반의 인사 시스템과 집권 초 정치기강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내부 혁신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번 청문회가 향후 정국의 방향성을 가르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국회는 인사 문제와 공직자 태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정국은 여야가 인사 검증과 공직 기강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며, 관련 논의는 다음 본회의에서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