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군수품 국제회의 부산 개최”…비회원국 첫 무대→방산 외교 지형 전환
부산의 바다가 짙은 안개를 감싸 안은 순간, 전 세계 군수 분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방위사업청은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심 국제회의인 제127차 NATO 목록관리위원회 부서장단 회의를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부산에서 성대한 분위기 속에 개최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NATO 정회원국이 아닌 국가, 즉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국제 안보 협력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된다.
NATO 목록제도란 국가별로 분산돼 있던 군수품 정보와 체계를 국제 표준에 따라 통합하고, 군수품을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게 마련된 체계다. 이 제도는 국경을 넘어 다수 국가가 효율적으로 군수품을 상호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각국 군수 효율성뿐 아니라 군사 외교력의 저변을 넓힌다는 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이번 회의에는 45개국의 국방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군수품 목록 통합과 관리체계, 그리고 상호운용성 증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국제 군수 협력의 판도에서 한국이 주요 논의 무대로 떠오른 셈이며, 이는 군수품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는 물론, 한국이 방산 외교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NATO 관계자들은 부산 회의가 향후 군수품 상호운용성과 글로벌 군수 협력체제 강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에서는 이번 회의 개최를 계기로 방산 수출 확대와 국제 협력의 교두보를 더욱 넓힐 수 있으리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제기됐다. 방위사업청은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군수품 통합체계 구축 및 국제 규범을 주도하는 리더십 강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정부는 이번 국제회의의 성과를 발판 삼아 안보 외교 및 방위 산업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