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선수 8명 결장 충격”…현대캐피탈, 전력붕괴→KOVO컵 중도 하차
침묵과 혼란이 교차한 여수 진남체육관, 현대캐피탈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선수단 중 8명이 결장하는 극심한 전력난 속에서 현대캐피탈이 결국 2025 여수·NH농협컵 남자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에서 중도 하차를 택했다. 아포짓 스파이커와 리베로까지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 선수단은 경기 출전을 강행하기엔 부상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구단은 15일 “내부 논의 끝에 이번 대회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정했다”라며 KOVO에 양해를 구했고, 구단 내 가용 전력은 불과 8명에 그쳤다. 국가대표 예비 명단 포함 선수 전원이 출전할 수 없는 규정 변화가 곧바로 치명타로 작용했다. 현대캐피탈뿐만 아니라 여러 구단 역시 예비 명단 선수 미출전으로 인해 극심한 전력난을 호소했다.

이번 상황의 배경에는 국제배구연맹(FIVB)과 한국배구연맹(KOVO) 사이의 규정 혼선이 크게 작용했다. FIVB는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명단에 포함된 선수의 대회 출전을 금지하며, 외국팀과 외국인 선수도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 조건을 KOVO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초청팀 나콘라차시마의 참가가 무산됐고, 각 구단도 급하게 라인업을 조정해야 했다.
KOVO는 상황 타개를 위해 필리핀 현지에 관계자를 보내 FIVB를 설득하려 했으나, 명확한 해결책을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급박한 밤이 지난 뒤, 현대캐피탈은 출전 포기라는 극단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삼성화재와의 이날 대진표도 단숨에 취소됐고, 팬들과 현장 스태프 모두 일정 변경에 적잖은 혼선을 겪게 됐다.
남은 6개 팀만이 참가하게 된 KOVO컵 남자부는 ‘반쪽 대회’라는 우려를 남기게 됐다. 경기 일정의 전면 조정이 불가피해진 현 시점, 대회 전개와 추후 순위 다툼에도 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장을 찾은 팬들의 허탈함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아침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중도 하차를 둘러싼 이번 사태는, 규정 해석의 혼선과 국제스포츠 현장 운영의 난제 모두를 드러낸 시간이기도 했다. 배구계가 다시 한 번 제도와 선수 보호, 경기력의 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한 가운데, KOVO컵 남자부는 남은 일정에서 아쉬움 속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