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커밍아웃 고백”…홍석천·윤여정, 세월 건너 뭉클했던 순간→침묵 깨운 용기
조용히 젖어드는 조명 아래, 짙은 감정의 한마디가 흐르자 스튜디오 분위기는 삽시간에 숨을 죽였다. 홍석천은 이전과 달리 묵직한 목소리로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였다. 평소 유쾌한 모습 이면에 감춰온 고백과, 오랫동안 품어온 가족에 대한 감정이 또렷이 화면을 채웠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홍석천은 윤여정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윤여정이 해외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용기있게 공개했던 순간을 언급했다. 그 장면을 보며,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려 눈물을 흘렸다고 밝힌 홍석천의 고백에는 수년간 가슴에 쌓여온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어 “얼마나 많은 순간을 지나왔을지, 박수를 보내고 싶고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윤여정에게 존경과 감사를 건넸다. 예능인으로서의 밝은 면모를 벗고, 서로의 가족과 시련을 공유하는 동료로서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모습은 화면 너머에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윤여정은 올해 4월 한 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첫째 아들이 2000년에 커밍아웃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당시 윤여정은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뉴욕에서 가족 모두가 합법적인 결혼식에 함께했던 특별한 기억을 회상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에선 말하지 못했기에 뉴욕에 모두 모였지만, 이제는 아들보다 사위가 더 좋다”며 담담하면서도 유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번 만남의 배경에는 윤여정이 참여한 영화 ‘결혼 피로연’의 의미도 더해졌다. 이 작품에서 윤여정은 할머니 ‘자영’ 역으로 출연하면서 가짜 결혼식을 둘러싼 가족의 비밀과 진실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리안 감독의 원작을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재해석한 리메이크작으로, 영화와 실제 삶의 경계가 맞닿는 순간 윤여정의 진심이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윤여정은 오랜 시간 두 아들을 홀로 키워온 삶을 살아왔다.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과 솔직함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그 진중한 고백의 여운은 시청자들에게 한 세대의 용기와 변화에 대한 존경심을 남겼다.
무거운 진실과 따뜻한 위로가 오갔던 '라디오스타'의 밤, 홍석천은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전하며 세상을 향한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묵묵히 감정을 이어받은 윤여정과의 교감은 화면 안팎으로 진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두 세대가 보내는 변화의 신호, 그리고 감정이 공명하는 순간이 깊은 여운으로 남겨진 채 시청자 곁을 오래 머물렀다.
개성 강한 두 인물의 진솔한 이야기와 솔직한 감정이 교차했던 ‘라디오스타’는 시청자 마음에 생각할 거리를 남기며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