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노년 구강의 힘”…저작력 넘어선 뇌 건강 열쇠→역노화 공식 흔들다
잔잔한 저녁 햇빛이 머문 식탁 위, 채소와 곡물의 풍요로움 앞에서 어르신들은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저작력, 즉 씹는 힘이 노년의 뇌 건강에 어떤 생명력을 불어넣는지 조명하며, 평범한 일상이 삶의 역동이 되는 순간들을 담았다. 밝은 얼굴로 식사를 준비하는 손끝, 그 너머에는 오랜 세월을 건너온 삶의 의지와 희망이 응축돼 있었다.
방송은 일본 도호쿠대학교 야마구치 사토시 교수 연구를 토대로, 치아 개수보다 더 깊은 건강한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짚는다. 치주염이 적은 이들은 해마와 인지 기능이 유지됐으며, 염증이 심할수록 오히려 치아가 많다 해도 뇌 건강은 빠르게 약화됐다. 마치 인생의 오랜 길목마다 건강이 켜켜이 쌓이고 무너지듯, 구강 관리가 노년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영국 엑시터대학교 연구진의 실마리도 인상적이다. 신선한 채소의 질산염이 구강의 좋은 미생물을 키우며, 이는 건강한 식습관과도 밀접하게 맞닿았다. 91세의 영국 마틴 펜 씨, 고양시의 80세 임형섭 씨처럼 오랜 습관과 꾸준한 관리가 뇌와 치아를 알차게 지켜 냈다. 나아가 자연 치아를 잃은 이들도 포기하지 않았다. 85세 장덕현 씨는 보철 관리로 오랜 식탁의 즐거움을 이어갔고, 90세 김순희 씨는 맞춤 틀니 하나로 병상에서 활기를 되찾는 저력을 보였다.
정상압 수두증을 극복한 이숙재 씨의 사연에서는 저작근의 힘이 회복된 이후 비로소 가족의 웃음소리가 되살아난다. 씹는 힘과 뇌 인지 기능의 연결 고리는 단순한 신체 기능 그 이상으로, 삶의 소중한 순간을 지탱하는 힘임을 새삼 일깨운다. 일본 사회에서 지방정부는 이동 치과버스와 정기 검진 등 구강 건강을 촘촘히 지키고, 이는 어르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또 하나의 울타리로 자리매김한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단지 건강 정보를 넘어, 식탁에서 마주한 삶의 끈기와 공동체의 연대를 드러낸다. 구강이라는 작은 세계에 담긴 뇌 인지의 큰 비밀, 그리고 씹는 힘이 주는 생존 공식이 가족과 사회 모두에 새로운 장을 연다. 식탁 위 한 입의 씹는 힘은 노쇠의 시간을 거슬러 다시 삶의 희망을 품는 출발점이 된다. 이 모든 사연과 의학적 실마리는 2025년 6월 25일 밤 10시 KBS1을 통해 고요하게도, 뜨겁게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