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우려 속 금리 인하 단행”…미국, 혼조장세에 투자자 신중론 확산
현지시각 17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제롬 파월 의장의 노동시장 평가에 따라 미국 3대 주가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금리 완화 국면에도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다시 방향성을 가늠 중이다.
현지시간 기준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7% 상승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10%, 0.33% 하락했다. 연준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12명의 투표 위원 중 다수인 11명이 동의했으며, 소수의견은 더 큰 폭 인하를 주장했다. 분기 전망에서 연내 추가 50bp 인하가 시사되며, 시장의 비둘기파적 기대와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둔화 신호를 진단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파월은 “노동시장 상황이 견조하지 않다”며 공급·수요 쌍방의 둔화와 고용 증가폭의 하락을 강조했다. 이에 나스닥은 장중 한때 -1.23%까지 밀렸다. 내년 금리 전망은 최근 시장 컨센서스(2~3회 인하)에 못 미치는 추가 1회 인하로 다소 매파적으로 평가됐다.
향후 경기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자 결정에 반영됐다. 파월이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은 일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 뒤 낙폭이 줄었으나, 스태그플레이션보다 고용악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S&P 내에서는 필수소비재와 금융주가 1%가량 급등, 반면 기술주는 0.7% 하락했다.
시총 1조달러를 넘는 미국 기술 대형주 중에서는 엔비디아, 브로드컴이 각각 3% 내외 급락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중국의 AI 칩 구매 제한 소식이 낙폭을 키웠다. 반면, 중국 기술주 알리바바와 핀둬둬는 자체 AI칩과 대규모 거래 여부가 부각되며 각각 2% 넘게 상승했다. 미국 차량공유기업 리프트는 웨이모와 상업적 협력 체결로 13% 급등했다.
양대 옵션시장과 금리선물시장은 올 연말 추가 0.5%p 인하 가능성을 81.8%로 반영했으며, 변동성 지수(VIX)는 4% 가까이 하락해 시장 불안감은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럽키 FWD본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과도한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인플레이션이 아닌 고용 둔화가 정책 최우선 순위”라고 진단했다.
연준의 신호 해석을 둘러싸고 시장내 관망세가 확산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술-실물 섹터별 온도차와 미중 기술규제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가 하반기 글로벌 증시 흐름과 국제 금융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