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실존 모델, 끝없는 나락”…노 씨, 다시 징역형→깊어진 그림자
영화 ‘추격자’ 속 심연을 파고든 인물, 김윤석이 연기했던 실존 주인공 노 씨가 또다시 마약 범죄로 법정에 섰다. 한때 연쇄살인범을 잡으며 이름을 알렸던 그의 삶이 또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 스크린 밖 현실은 더 깊은 무게감을 안겼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마약 판매와 전달 과정에서 오간 현금과 수십 그람의 필로폰은 죄목을 더했고, 430만 원의 추징 명령이 함께 내려졌다. 지난해 3월과 5월은 그에게 치명적인 시기였다. 노 씨는 A 씨에게 필로폰을 판매하거나 전달했고, 거래 실패 후에도 끈질기게 접촉하며 자신의 과거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이 실존 인물은 2004년 서울 강남 유흥업소 종업원 실종 사건으로 연쇄살인범 유영철 검거에 기여하며 영화 ‘추격자’의 소재가 됐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극 중 엄중호라는 이름으로 그려진 그는, 위기의 순간 본연의 집념을 보여줬으나, 실제 삶은 마약 투약과 판매로 얼룩지며 잦은 수감 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에도 마약 투약으로 실형 선고를 받았던 그가 반복되는 범죄와 상실의 서사를 또다시 이어갔다.
사회적 공감과 묵직한 상념을 동시에 남긴 이번 판결은, 선악의 모호함과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한 인물의 인생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의 교차가 보는 이들에게 씁쓸함과 숙연함을 남긴다.
영화 ‘추격자’ 속 캐릭터와 현실을 오가는 그의 굴곡진 삶은, 다시금 관객과 대중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