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꿈, 2차 피해 논란”…황의조, 변론요지서 속 복잡한 심경→출전 좌절
구겨진 월드컵 꿈, 그리고 법정에서 엇갈린 목소리. 황의조가 내년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희망했지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되며 축구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 앞에 섰다. 법정에서 오간 변론과 피해자의 답변,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남긴 무게까지 현장은 숙연한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16일 밝힌 변론요지서 속에서 황의조 측은 불법촬영 혐의와 관련된 2차 피해 가능성을 부인했다. 황의조 측은 "피해자 변호인의 언론 노출이 주된 2차 피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며, A씨 측의 입장과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합의 금액과 과정도 언급돼, 또 다른 피해자인 B씨와는 2024년 9월 30일 1억원에 합의했으나, A씨 측과는 의견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피해자 A씨는 "황의조가 연락처를 전달하고 신상 정보를 유포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메일을 통한 인터뷰에서 "셀프 2차 피해라는 주장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이어 "2차 피해의 해악성에 대해 모른다는 태도가 한탄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입장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며 법정공방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변론요지서 내용이 유출되며 이야기가 더욱 확산되는 가운데,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은 추가 입장은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내용 유출로 인한 피해가 더 커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황의조에게는 오랜 꿈이던 월드컵 무대도 사실상 멀어졌다. 항소이유서에는 월드컵 출전에 대한 희망이 담겼지만, 형이 확정된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는 축구협회 규정이 적용됐다. 협회 관계자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선수를 굳이 뽑을 이유가 없고, 현재 소속도 아니기에 징계 조처 또한 검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모든 시선이 뜨거웠던 경기장 대신, 송곳 같은 질문과 상처만이 남은 가운데 황의조의 시간도 차갑게 흐르고 있다. 관중의 함성조차 들리지 않는 지금, 스포츠가 주는 위로와 용서, 정의의 의미를 되묻는 순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