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은행 도전에 기득권 강력 반발”…리플(Ripple), 美 은행 면허 추진 파장
현지 시각 7월 2일, 미국(USA) 통화감독청(OCC)에 리플(Ripple)이 국가 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 인가를 공식 신청하면서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과 전통 금융권 간의 긴장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은행정책연구소(BPI) 등 대형 은행 로비 단체의 강력한 반발과 맞물려 미국 금융 시스템 내 지형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암호화폐 은행 허가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규제와 산업 생태계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리플은 OCC 인가 신청을 통해 디지털 자산 수탁, 자체 스테이블코인(RLUSD) 기반 결제, 연방준비제도(Fed) 마스터 계좌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등 ‘크립토-하이브리드 은행’ 모델 구축을 노리고 있다. 특히 2024년 말 RLUSD 출시 이후 실시간 정산·유동성 관리 도구로서 암호화폐와 제도권 금융을 잇는 접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플은 이번 시도가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혁신과 금융 시스템의 책임 있는 확장을 위한 필수적 수순임을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 내 42개 대형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정책연구소(BPI)와 미국은행협회(ABA) 등은 7월 16일부터 8월 4일까지 진행된 공공 검토 기간이 2.5주에 불과하다며 절차적 부적절성을 지적, 공식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단순한 일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리플의 디지털 자산 사업 모델이 신탁 은행의 법적 요건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디지털 자산 보관과 토큰화 중심의 활동이 전통적 수탁 개념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핵심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전통 금융권의 강경 대응은 새로운 자금흐름과 국제 송금 등 주요 금융 기능에서 기존 지배력 약화를 우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분석가 폴 배런(Paul Barron)은 “리플이 전통 은행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며, 이번 사안이 은행권의 실질적 위기감을 드러낸 사례라고 진단했다. 리플이 마스터 계좌를 확보할 경우 미국 금융 시스템에 직접 접근하는 첫 암호화폐 기업이라는 상징성과 파급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법률 전문가 존 이 디튼(John E. Deaton) 역시 “BPI의 반대는 규제 준수라기보다는 시장 영향력 유지에 초점을 둔 정치적 로비”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주요 외신은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간 패권 경쟁이 제도화의 마지노선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OCC의 결정이 리플의 은행 면허 승인 여부뿐 아니라, 암호화폐 산업과 기존 금융권의 경계 재정립에 중대한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은 미국 금융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시험대”라며, 암호화폐와 제도권 금융 통합의 실질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OCC의 최종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