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폴더블폰 확산 타고”…애플, 아이폰 평균가 140만원 ‘성큼’
생성형 AI와 폴더블폰 등 첨단 기술의 확산이 스마트폰 산업의 가격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370달러(약 52만원), 2029년에는 412달러(약 57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ASP가 2029년 1000달러(약 140만원)에 근접하는 등 프리미엄폰 중심의 고가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업계는 이번 가격 상승 흐름을 ‘AI·폴더블폰 본격 경쟁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2029년 ASP는 1000달러에 육박해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의 두 배를 상회할 전망이다. 일반 스마트폰의 ASP도 올해 370달러에서 오는 2029년 412달러까지 상승해 연평균 약 3%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프리미엄 모델 판매확대와 함께 5G·AI 등 첨단 기능의 대중화, 소비자 선호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에서 ASP가 빠르게 오르는 주요 동인으로는 생성형 AI와 폴더블폰이 꼽힌다. 생성형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기기당 부품 원가(BoM)를 40~60달러 높였고, 소비자는 AI 기능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점점 더 비싼 가격대를 수용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폴더블폰 역시 전체 출하량 비중은 2% 미만이지만, 높은 단가와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ASP 상승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중국이 글로벌 ASP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북미 시장에선 프리미엄 기기가 이미 주류를 점하며 올해 ASP가 관세 인상 효과까지 더해져 7%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프리미엄폰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지 업체들이 하이엔드 라인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업체와 애플 프로 모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과 농촌 수요 증가가 ASP를 장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브랜드별로는 애플이 글로벌 프리미엄 ASP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애플의 ASP는 919달러(약 128만원)로, 신흥국 보급형 라인업과 선진국 하이엔드 모델을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 내년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현실화되면 ASP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플래그십 모델 출시 부진과 중저가 모델 비중이 맞물리며 ASP 상승에 제한이 있지만, 폴더블폰 출시 및 AI 기능 강화 전략이 중장기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도 프리미엄 전략에 나서고 있으나, 중국 내 수요 감소로 올해 ASP 성장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북미와 중국의 프리미엄 트렌드가 글로벌 시장 ASP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규제 환경을 보면 최근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공급망 정상화가 이어지며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을 도왔다. 다만, 기술 고도화로 인한 가격 전가가 중저가 시장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의 리스크 요인으로도 언급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 말 예상되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프리미엄폰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프리미엄 모델, 생성형 AI, 폴더블폰 등 혁신 기술이 ASP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시장 매출 성장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폭발적 성장보단 꾸준한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산업의 정상화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고 해설했다. 산업계는 고가화 추세 속에서 기술 혁신과 소비자 수요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 기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