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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그놈목소리·악성앱 차단”…이통3사, 보이스피싱 선제 막는다
IT/바이오

“AI로 그놈목소리·악성앱 차단”…이통3사, 보이스피싱 선제 막는다

김서준 기자
입력

AI 기반 통신 보안 기술이 급증하는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각각 실시간 음성 AI 탐지, 악성앱 사전 차단 등 첨단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용자 피해를 범죄 시도 단계부터 원천적으로 막는 선제 방어 모델이 산업 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데이터 개방 및 규제 혁신이 이번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은 통화 중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자동 탐지하는 AI 기반 서비스를 잇달아 상용화했다. KT는 30일부터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제공, 금융·공공기관 사칭 전화를 통화 도중 실시간으로 감지해 이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 서비스는 단순 키워드 검출이 아니라, 피싱 조직의 발음·억양·음색 등 ‘음성 생체정보(성문)’까지 AI가 학습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10개월치 피싱범 음성 데이터를 토대로, 실제 범죄자의 변조 음성이나 딥보이스(음성합성)도 감별 가능하도록 기술력이 고도화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악성앱 접속 탐지·알림 서비스를 도입했다. 문자나 메신저(Push)로 전달된 악성앱이 스마트폰에 몰래 설치될 경우, 서비스 가입자 단말기를 통신 네트워크 단에서 AI가 상시 모니터링한다. 악성코드 패턴, 명령 서버와의 교신 특성을 기준으로 이상 트래픽을 실시간 차단한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3000여 명이 악성앱 알림을 받는 등, 스마트폰 악성앱 위협이 광범위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이번 기술들은 기존의 후행적 피해 복구 방식에 비해 범죄 탐지와 차단의 즉각성이 크게 향상됐다. 스마트폰 백신처럼 수동 검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통신사 네트워크 자체에서 사전적으로 위험 트래픽을 포착한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일본 등은 이미 통신망·클라우드 기반 AI 보안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실시간 음성데이터 활용 등 규제 이슈로 상용화가 한계에 부딪혀왔다.

 

최근 정부가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관련 서비스 실증 특례를 부여하고, 국과수 음성 데이터를 AI 학습에 제공하도록 허가하면서 대전환이 일고 있다. 금융, 통신, 수사 정보를 유관기관 간 긴급 공유하는 ‘보이스피싱 AI 플랫폼’ 구축도 남은 과제로 추진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발전만큼 데이터·윤리 규정 정비가 뒷받침된다면, 실시간 범죄 차단 중심의 신(新) 통신보안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AI 보안 서비스가 실제 현장에 뿌리내릴지, 정책과 제도 변화가 기술 적용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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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유플러스#보이스피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