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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 사이로 스며든 바다”…울릉도에서 만나는 가을, 쉼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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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 사이로 스며든 바다”…울릉도에서 만나는 가을, 쉼의 온도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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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계절, 요즘 울릉도 풍경을 SNS에서 종종 만난다. 예전에는 격리된 섬이란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은 일상의 번잡함을 털어내는 ‘나만의 쉼’ 장소로 울릉도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울릉군은 동해 한가운데에 고요하게 자리한다. 가을빛이 완연해진 9월, 맑은 하늘과 25도를 오가는 선선한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여행하기에 딱 맞다. 남서풍이 섬을 감싸고 습도마저 온화하게 느껴지니, 울릉도 특유의 낭만과 자유로움이 여행자 곁을 감싼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울릉도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울릉도

섬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울릉군 북면의 예림원이 있다. 국내 최초 문자조각예술공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울릉도 자생 식물이 계절마다 새로운 빛깔로 손님을 맞는다. 햇살 가득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바다와 숲, 조각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많은 여행객이 “여기서 사진을 찍다 보면, 잠시 현실을 잊게 된다”고 고백했다.

 

또 하나의 명소, 천부해중전망대에서는 동해의 바닷속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다. 투명한 창 너머로 펼쳐지는 해중 생태계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특별한 체험’을 선물한다. 전망대에 앉아 밀려드는 바닷바람을 맞고 있으면 “이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는 감상담이 나온다.

 

울릉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나리분지는, 화산 분화로 형성된 울릉도 유일의 평지다. 분지 안쪽의 옛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방을 에워싼 고요함이 마음까지 씻어준다. 느릿한 산책을 즐기던 한 여행자는 “떠나는 길에서 오히려 나를 다시 만난다”는 평을 남겼다.

 

실제로 최근 여행 트렌드는 ‘쉼’과 ‘자연’을 향한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울릉도처럼 비교적 한적하고 자연풍경이 살아 있는 곳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느는 중”이라며,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오감으로 머무는 경험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혼자 떠났는데도 외롭지 않았다”, “바다와 숲이 함께하는 저녁 산책이 최고의 힐링”이라는 글이 공유된다. 소란한 도심을 떠나 울릉도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일상 회복의 작은 주문’처럼 여겨지는 셈이다.

 

울릉도의 자연은 그 자체로 충만한 휴식이고, 분지와 전망대, 예술공원이 그 풍경을 입체적으로 채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때의 울릉도 기억은 지금도 마음속 깊이 머물러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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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예림원#천부해중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