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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공주 골목 노부부 사연”…유택희·나태주, 삶의 온기→평범함 속 깊어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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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공주 골목 노부부 사연”…유택희·나태주, 삶의 온기→평범함 속 깊어진 감동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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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시간이 쌓인 공주 골목을 밝히는 얼굴들, ‘동네 한 바퀴’가 다시 한번 길 위의 평범한 하루에 시선을 맞췄다. 유택희와 김자경 노부부가 정성스럽게 깐 알밤을 담아낸 한 그릇의 육회비빔밥에는 오랜 인연과 수많은 계절이 고스란히 베어 있었다. 두 사람의 손끝에서 전해진 진심과 함께 신뢰와 사랑의 그림자가 자연스럽게 시장 복판에 깊게 드리웠다.

 

땅 위에 새로운 하루를 일구는 농부 김현웅의 이야기도 따뜻하게 이어진다. 인공지능이 일상이던 도시를 뒤로한 채, 아버지와 함께 멜론 농사를 짓는 그는 수확의 노고와 소소한 실수 속에서 더욱 깊어진 부자의 정을 쌓아갔다. 일흔이 넘은 아버지의 미소, 성취를 알리는 여름 멜론의 향기는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긴다.

공주 골목을 걷는 이유…‘동네 한 바퀴’ 노부부와 시인→길 위에 삶을 담다 / KBS
공주 골목을 걷는 이유…‘동네 한 바퀴’ 노부부와 시인→길 위에 삶을 담다 / KBS

센 풍경의 축이 되는 산성시장 한복판에서는 ‘미소고마’ 캠페인을 통해 상인들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경쾌하게 춤을 선사했다. 일상을 웃음으로 바로 세운 그들의 모습은 시장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 지역 공동체를 일으키는 거대한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곡사 솔숲의 고요 속을 거닐고, 오층석탑 곁에 멈춰선 순간,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문 자취와 세월의 호흡이 오롯이 전해진다. 누비 장인 이귀숙의 집에 차려진 27첩 자연 밥상은 손바느질과 정성 어린 반찬, 꽃정과 디저트로 일상의 상실과 아픔마저 어루만진다. 손끝마다 깃든 온기는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진한 위로로 남았다.

 

‘비단가람온길’의 가을바람에 실려온 나태주 시인은 시인으로서, 또 고향을 품는 인간으로서 지역에 뿌리내린 삶을 나눴다. 풀꽃문학관 마당 위에서 이야기를 건네는 그의 존재는 골목길과 시장, 논두렁에 남겨진 희미하고도 강렬한 시간을 다시금 빛나게 했다. 긴 계절을 건너 여운으로 남은 언어와 풍경, 주민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는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안겼다.

 

걷고 싶은 길, 머물고 싶은 사람, 그 속에 번져나가는 시간의 향취가 차곡차곡 더해지며 ‘동네 한 바퀴’의 여정은 깊어졌다. 이 특별한 순간들은 9월 20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충청남도 공주 곳곳을 배경으로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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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유택희#나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