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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조사 9시간 반 끝”…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치자금·청탁 혐의 전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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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조사 9시간 반 끝”…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치자금·청탁 혐의 전면 부인

박다해 기자
입력

정부와 정치권과의 정치자금 및 청탁 의혹을 둘러싸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특별검사팀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통일교 현안과 관련된 금품 제공,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두고 검찰의 본격 조사가 이어지며, 정치권 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설치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해 9시간 반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50여쪽 분량의 질문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변했고, 진술거부권은 행사하지 않았다.

조사 직후 휠체어에 탄 채 건물을 떠난 한 총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배경 및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목걸이·가방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한 총재는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나”,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며 관련 질의에 반박했고, 교단 현안 청탁을 직접 지시한 적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조사엔 주치의와 간호사가 동행했고, 건물 지하에는 앰뷸런스가 대기했으나 심각한 응급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 총재는 이전까지 3차례 특별검사팀 소환에 응하지 않았으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이날 자진 출석했다. 한 총재는 “수술받고 아파서 그랬다”며 불출석 사유를 직접 밝혔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함께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통일교 지원 명목으로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와, 같은 해 김건희 여사 측에 명품 목걸이·가방을 준 뒤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통일교 고위 관계자들과 공소장엔 한 총재가 ‘정교일치’ 이념 실현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접근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동안 통일교 측은 이번 금품 및 청탁 행위가 윤씨 등 개인 일탈이라고 강조해왔다. 한 총재 역시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별검사팀은 한 총재가 공범인 권성동 의원 구속 여부와 정치적 상황을 지켜본 뒤, 유불리를 따져 자진 출석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 직후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 조치 검토에 돌입했다. 향후 한 총재와 권 의원에 대한 법적 조치가 본격화될 경우 정치권 내 논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번 통일교 현안청탁 사건을 놓고 치열한 여야 공방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안이 정치자금 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 중대 범죄 의혹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검팀은 조만간 한 총재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론낼 것으로 보인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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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특검#통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