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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삼산조각 부부 심연 직면”…마음 멀어진 저녁→묵직한 침묵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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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삼산조각 부부 심연 직면”…마음 멀어진 저녁→묵직한 침묵의 벽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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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얼어붙은 저녁 공기와 함께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서로 다른 방에서 쓸쓸히 시간을 보내는 삼산조각 부부 가족의 내면을 비춰냈다. 활기찬 마을 이장이자 남편으로 살아가는 남자의 모습 뒤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조차 닿지 않는 고요한 삶이 남아 있었다. 아내는 외로움과 지침 속에서 홀로 농사와 집안일을 감당했으며, 남편의 무관심은 점차 대화의 부재로 이어졌다. 가족의 식탁에는 어느새 정 대신 텅 빈 자리만 쌓여갔고, 둘째 아들은 깊은 분노와 상처를 안은 채 아버지와의 단절을 토로했다.

 

아침이면 마을 회관을 오가며 따뜻함을 나누는 남편이지만, 집에서는 한마디 말 없이 가족과 거리를 뒀다. 아내는 남편의 이장직을 포기해주길 바라지만 그 바람마저 공기 속에 사라지고, 자신이 준비한 밥상마저 마을 사람들에게 내어주어야 하는 현실에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밤이 돼 집에 들어서면 어지러진 식탁과 쳐다보지 않는 남편의 뒷모습만이 남았고, 차마 말로 하지 못한 서운함은 집 안 곳곳에 맴돌았다.

“가족 아닌 타인처럼”…‘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삼산조각 부부, 마을 이장 부부의 거리→가족의 단절 마주하다 / MBC
“가족 아닌 타인처럼”…‘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삼산조각 부부, 마을 이장 부부의 거리→가족의 단절 마주하다 / MBC

과거 애틋했던 가족의 정은 세월과 상처 속에 점차 빛을 잃었다. 오은영 박사는 조심스레 단절의 실타래를 풀고자 대화의 실마리를 던졌지만, 각자가 품은 감정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을 포기했듯 아들도 포기하겠다”는 말을 꺼내며 더욱 깊은 단절을 드러냈고, 둘째 아들은 고된 귀농길에서 아버지의 무관심이 자신을 얼마나 멀어지게 했는지 토로했다. 진심을 전하지 못한 부부의 세월 위에는 묵직한 침묵과 서로를 향한 갈증만이 쌓였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오해와 언어의 벽이 세워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한때 맞잡았던 손끝의 온기는 남아 있지만, 저마다 방 안에서 삼켜야 했던 외로움과 상처 또한 시간 위에 붉은 흔적으로 남았다. 진심이 진심에게 닿지 않는 저녁, 끝내 말하지 못한 괴로움이 식탁 위와 마음을 동시에 메웠다.

 

이번 주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서로에게 다가가기에는 너무도 아픈 시간을 흘려보낸 삼산조각 부부의 하루를 따라간다. 언제부턴가 잠긴 대화, 건널 수 없는 각자의 마음, 다시 한번 가족의 이름에 대해 묻는다. 더딘 치유의 길을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는 6월 30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될 예정으로, 메마른 사랑의 경계에서 진심이 다시 이어지는 순간을 기다리게 한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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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삼산조각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