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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외교 토대 위 중동 파트너십 재편”…이재명, 이집트서 카이로 구상 내놓나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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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둘러싼 외교 구도 속에서 한국 정부의 새로운 전략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와 중동을 잇는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하며 대중동 외교 청사진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오후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일정을 마치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전 중동·아프리카를 잇따라 방문하며 경제·안보 협력 외연을 넓히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일 오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공식 오찬에 나선다. 양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교역 확대와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에너지, 방산 협력도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실용 외교 기조에 따라 구체 사업 협력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이날 정상회담 계기에 양국 간 업무협약 MOU가 체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그간 중동 지역에서의 에너지 안보와 인프라 수주, 첨단 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카이로 대학교에서 연설에 나선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일정 브리핑에서 "카이로 대학교 연설에서 우리 정부의 대중동 구상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카이로 구상으로 불릴 대중동 정책 방향이 이 자리에서 제시될 전망이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 그린 전환, 해양·물류 네트워크, 안정적 투자 환경 조성 등이 연설에 담길지 주목된다.

 

카이로 대학교 연설에서는 중동 지역 젊은 층을 겨냥한 문화·교육 협력 비전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이 이집트 청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흐름에 맞춰 콘텐츠·문화 교류 확대, 유학생·연구자 교류 프로그램 등 인적 네트워크 강화 방안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저녁에는 이집트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초청한 간담회가 마련된다. 이 대통령은 현지 진출 기업인과 교민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중동·아프리카 관문 국가로서 이집트의 전략적 의미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동포 간담회를 통해 현지 비즈니스 환경, 안전 문제, 재외국민 보호 체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집트 일정을 마친 뒤 21일 오전 일찍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한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카이로 연설을 시작으로 G20 정상회의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통해 대중동·대아프리카 외교 구상의 윤곽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 이후 관련 전략을 각 부처 정책과 연계해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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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이집트#카이로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