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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공동 클라우드 플랫폼”…메가존, 우리은행 디지털 전환 가속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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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 전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그룹 차원의 클라우드 공동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하며 인프라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우리은행이 추진해 온 그룹공동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사업의 최종 단계를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내부 시스템 개발과 운영을 위한 서비스형 플랫폼 환경과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하나의 체계에서 통합 관리하는 구조를 갖추면서, 금융권 클라우드 활용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 그룹공동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사업은 온프레미스 중심이던 기존 IT 시스템을 유연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내부 업무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PaaS 환경과 여러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활용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됐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착수 이후 약 1년 동안 설계, 구축, 운영관리 체계 수립 전 과정을 총괄했다.

기술적으로는 컨테이너 기반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도입과 자동화된 배포·운영 환경 구축이 핵심으로 꼽힌다. 개발자들은 표준화된 개발 도구와 공통 서비스가 제공되는 PaaS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를 퍼블릭 클라우드와 내부 인프라에 걸쳐 일관된 방식으로 배포할 수 있다. 인프라 자원 할당, 보안 정책 적용, 로그와 모니터링 등 운영 관리 기능을 플랫폼 레벨에서 통합 제공함으로써, 개별 시스템마다 중복 구축하던 비효율을 줄였다.

 

우리은행은 2019년부터 우리금융그룹 전반에 클라우드 환경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왔다. 현재 우리WON지갑과 오픈 API 서비스 등 약 130여 개 업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번 공동 플랫폼 구축을 통해 남은 업무 시스템의 전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부 개발 조직이 플랫폼을 통해 자원을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신청·사용하고, 표준 템플릿을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신속히 개발할 수 있어 디지털 채널 고도화와 신규 서비스 출시 주기가 단축될 여지가 크다.

 

보안과 규제 준수는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의 가장 큰 관문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금융보안원 기준과 전자금융감독규정 등 관련 규제를 반영해 접근 통제, 데이터 암호화, 로그 관리, 장애 대응 절차를 플랫폼에 내재화했다. 이를 통해 퍼블릭 클라우드 자원 사용 시에도 계열사별, 시스템별 보안 정책을 중앙에서 일괄 적용하고 점검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했다. 금융권 특성상 분산된 시스템 전반에 동일한 규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플랫폼 수준에서 해결한 셈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멀티 클라우드 전략과 PaaS 중심 구조로 전환하며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들은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 코어 뱅킹 일부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이전하고, 오픈 API를 통해 핀테크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시중은행들이 SaaS 기반 업무 시스템과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도입을 늘리고 있어, 그룹공동 플랫폼과 같은 통합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규제 환경도 점진적으로 정비되는 흐름이다. 금융당국은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 등을 통해 중요 정보 처리 시 클라우드 이용 허용 범위를 확대해 왔으며, 금융보안원 역시 클라우드 보안 가이드라인을 고도화하고 있다. 다만 실제 서비스 이전 범위와 속도는 각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수준과 내부 통제 체계에 따라 달라지고 있어, 표준화된 플랫폼 기반을 마련해 두는 것이 중장기 경쟁력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인철 메가존클라우드 최고매출책임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우리금융 계열사 전체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다른 금융권 고객에도 안정성과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공동 플랫폼이 실제로 얼마나 빠른 서비스 출시와 비용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지, 향후 성과를 주시하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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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클라우드#우리은행#우리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