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쇄신 논의 불신의 밤”…김용태·권성동 맞서자 지도체제 혼돈→파장 증폭
국민의힘이 6·3 대선 패배의 그림자를 휘감은 채, 당 내분의 밤을 건너고 있다. 오래된 계파 갈등과 신진 세력의 목소리가 얽히며, 당 쇄신 논의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중심에 선 ‘김용태 개혁안’을 둘러싼 신경전이 극에 달하는 이날, 당무감사 결의와 맞물려 국민의힘은 위기와 분열의 기로에 섰다.
12일 국민의힘 당사에는 긴장감이 엄습했다. 김문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둘러싼 당무감사가 본격화되면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직접 감사위원회에 출석해 1시간 30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당무감사를 통해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새 출발이 됐으면 한다”며 쇄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는 조사 배경에 대해서 “후보 교체 과정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징계를 염두에 둔 조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무감사가 친이계·친한계와 구주류 간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터져 나오자, 김 위원장은 “오해를 불식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내 분란은 이로써 새로운 불씨를 얻었다. 혁신안 논의를 둘러싼 대치 속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 퇴임 회견에서 “후보 교체 절차와 필요성은 정당했고, 법적·정무적 하자는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전날 의총 소집이 또다시 무산되자 친한계와 재선 의원들은 “언로마저 막혔다” “이견을 좁힐 논의 장이 필요하다”며 반발했다. 실제로 재선 의원 16인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안 논의를 위한 공식적인 의총 소집을 요구하는 강렬한 목소리를 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총이 당시 열리지 못해 안타깝다”며 “의총을 통해 계파를 넘어 다양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했지만, 기회가 막혔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다수 의원의 의사는 김용태 위원장 의견과 다르다”며 “반대가 두려워서 의총을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시대 교체의 새로운 원내지도부에 당 개혁 논의는 맡기는 것이 맞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한 재선 의원 역시 “정당한 절차로 선출되는 리더십 회복이 우선”이라며 지도체제 정상화에 힘을 실었다.
각 계파의 반목 속에서, 국민의힘은 새로운 중심축이 생기기 전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비판과 변화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지도부 공백과 비상 상황이 길어질수록 민심 이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 지도체제 개편과 함께, 혁신 논쟁의 향방은 내홍의 터널 안에서 거친 파문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당내 이견 조율을 위한 의원총회 추가 논의와 원내지도부 선출 등 절차를 다음 회기에서 재개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