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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운명의 도약”…우상혁, 세계선수권 2위→한국 육상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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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운명의 도약”…우상혁, 세계선수권 2위→한국 육상 새 역사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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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결선장 위로 수많은 시선이 쏟아지는 순간, 우상혁은 깊은 숨을 가다듬고 마지막 도약을 준비했다. 도쿄 국립경기장 곳곳에 맴도는 긴장,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세 번째에야 2m34 바를 넘은 장면은 관중과 관계자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우상혁이 해냈던 건 단순한 점프가 아니라,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과의 싸움을 이긴 승부였다.

 

이번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은 2m34를 뛰어오르며 값진 2위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2m20과 2m24는 1차 시기에 어렵지 않게 넘었으나, 2m28과 2m31은 쉽지 않은 고비였다. 무엇보다 운명의 2m34에서는 스스로를 다그치며 세 번째 도전에서 바를 통과했다는 점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m34 고비 넘었다”…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 2위로 한국 육상 새 역사 / 연합뉴스
“2m34 고비 넘었다”…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 2위로 한국 육상 새 역사 / 연합뉴스

라이벌 해미시 커와의 경쟁 역시 치열하게 전개됐다. 커가 3차 시기에서 2m34를 통과하며 양 선수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우승은 커가 2m36을 1차 시기에서 넘으며 가져갔으나, 우상혁은 끝까지 2m38에 도전하는 집념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우상혁은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 이어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육상 최초 세계선수권 다관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성과로 우상혁은 2011년 대구 대회에서 김현섭 이후 두 번째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숙명의 라이벌 커와의 우정 어린 경쟁까지 이야기를 더하며, 한국 높이뛰기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경기장 곳곳의 박수와 숨죽인 응원은 선수들이 쌓아온 시간의 무게만큼 묵직하게 느껴졌다. 우상혁은 이번 경험을 다음 시즌과 올림픽 준비의 밑거름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승부를 넘어 꿈과 기록이 겹치는 자리, 한국 육상은 그 순간 다시 한 번 도약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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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도쿄세계육상선수권#해미시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