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글로벌 돌풍”…일라이릴리, 2030년 84조원 매출 전망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비만 및 당뇨 치료제 기술이 글로벌 제약 산업의 판을 흔들고 있다. 글로벌 제약 기업 일라이릴리가 선보인 마운자로(당뇨치료)와 젭바운드(비만치료), 두 제품의 주성분 터제파타이드는 2030년 연간 매출 620억 달러(약 84조 원) 달성이 전망된다. 업계는 GLP-1 약물의 급성장을 ‘차세대 만성질환 치료제 경쟁’의 본격적인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밸류에이트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처방약 시장 규모는 1조 7560억 달러(약 2377조 1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GLP-1 요법(동작원리: 인크레틴 계열 호르몬을 활성화해 혈당 조절 및 식욕 감소 유도)의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넘어, 전체 처방약 매출의 9%를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GLP-1 약물 계열이 2030년 전 세계 베스트셀러 처방약 10개 중 5개를 차지하는 등 ‘판매량 구조’ 자체가 기존 면역·종양 분야를 빠르게 넘어서는 모습이다.

특히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타제파타이드)는 ‘203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릴 약물’로 점쳐졌다. 항비만제 ‘젭바운드’ 역시 3위권 진입이 예상된다. 기술적 융점은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에 GIP(글루코스 의존 인슐린 분비 촉진) 작용 기전을 결합, 더 강력한 혈당 조절력과 체중 감량 효과를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이다. 임상 데이터 기준 체중 감량률은 기존 GLP-1제보다 최대 50% 이상 높게 보고되고 있다.
경쟁 구도도 변화 중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 위고비 등 신형 비만치료제들이 각각 베스트셀러 5, 6위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됐다. 더불어 세마글루타이드와 아밀린 작용제 ‘카그릴린타이드’를 조합한 신약 ‘카그리세마’도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애브비의 ‘스카이리지’, 사노피·리제네론의 ‘듀피센트’ 등 면역 염증치료제들도 각각 2위, 4위를 기록하며 다각화된 시장 구도를 예고했다.
종양 분야의 경우 머크의 ‘키트루다’, 존슨앤존슨·젠맙의 혈액암 치료제 ‘다잘렉스’가 상위권을 유지할 전망이나, 키트루다는 2028년 특허 만료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하주사 제형 등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매출 하락폭을 조절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GLP-1 약물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각국 규제기관의 승인 속도, 데이터 관리 및 장기 안전성 모니터링 체계 등도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FDA, 유럽 EMA 등은 신속심사 트랙을 가동 중이나, 효과 범위 확장과 부작용 통제에 대한 후속 평가도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의 주도권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약물 특허 전쟁과 환자 접근성 확대, 보험 등재 논의가 향후 시장구조 변화를 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GLP-1 약물 돌풍이 실제로 글로벌 의료시장에 깊이 자리잡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