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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만나는 가을의 맛과 예술”…서울의 일상 속 쉼표,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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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서는 가을 도심에서 예술과 맛을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특별한 외출이라 여겨졌던 미술관이나 명소 탐방, 동네 빵집 순례가 이제는 도심 생활의 일상이 됐다.  

 

용산구 한강로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찾은 직장인 이윤정 씨(32)는 “고층 빌딩 사이에서 차분하게 작품을 감상하니, 잠깐이라도 번잡함을 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느꼈다. 실제로 최근 SNS에는 서울광장 분수 인증샷,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찾은 쟝블랑제리 앞 사진 등 다양한 '도심 속 힐링' 경험담이 연이어 올라온다.  

서울광장 출처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서울광장 출처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읽힌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11월 들어 서울 도심 광장과 문화공간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1990년대 오픈 후 '동네를 대표하는 맛집'이 된 쟝블랑제리처럼, 세대를 가로지르는 명소들이 하루 평균 수백 명씩 방문자로 북적인다는 통계도 있다. 한편, 도원중식뷔페, 오이드킨과 같은 미식 공간은 색다른 메뉴와 합리적인 가격 덕에 직장인, MZ세대 모두에게 ‘도심 속 회복처’로 자리잡고 있다.  

 

트렌드 전문가 박성은은 “관람과 식사라는 단순한 소비방식이 이제는 자기 돌봄과 경험에 더 가까워졌다”며 “요즘 도시는 단순한 노동이나 소비 공간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과 여유가 공존하는 일상적 놀이터”라고 해석했다. 사람들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미술관에서 사색을 하거나, 숯불 향 가득한 덮밥, 수란이 흐르는 규동 등 특별함이 더해진 메뉴를 스스로 선별하고 맛보는 선택의 즐거움도 놓치지 않는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여유가 이토록 가까웠나”, “출근길에 일부러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다”, “아이가 졸업한 초등학교 앞 빵집에 다시 서성인다” 같은 공감글이 쏟아진다. 가까운 곳에서 일상적인 위로를 찾는 방식,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빵집이나 예술 공간에 마음을 내어주는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다.  

 

사소한 이동과 선택이지만, 그 속에는 달라진 삶의 기준이 읽힌다. 서울의 가을을 온몸으로 누리며 맛보고, 직접 발길을 옮겨 문화와 계절을 만나는 풍경은 그 자체로 일상이 된 변화다. 누군가는 도시의 새로움을, 또 누군가는 익숙한 골목의 다정함을 재발견한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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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아모레퍼시픽미술관#쟝블랑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