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산 수산물 재수입 금지 부각에 급등…CJ씨푸드, 테마 수급에 변동성 확대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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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 간 외교 갈등 심화와 일본산 수산물 재수입 금지 조치가 부각되며 수산 가공식품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11월 19일 CJ씨푸드 주가가 장중 급등세를 보이면서 단기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구조적 실적 개선 신호인지, 지정학 변수에 따른 테마성 수급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9일 장중 기준 CJ씨푸드 주가는 2,935원으로, 전일 대비 9.93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2,565원에서 3,350원 사이 박스권을 오가던 흐름에서 이탈하며 한 달 전 대비 약 7 가량 오른 수준이다. 6개월 기준으로는 3,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해온 끝에 현재가는 여전히 6개월 전 대비 소폭 낮아, 중장기 흐름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CJ씨푸드[0111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CJ씨푸드[0111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단기 주가 흐름의 배경에는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재수입 금지 조치와 이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자리한다. 시장에서는 중국 내 일본산 수산물 공백이 발생할 경우 한국과 동남아 수산물·가공식품이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수산 가공식품과 K-푸드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CJ씨푸드는 CJ그룹 내 수산 가공 전문 계열사로 어묵과 맛살, 김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만큼, 일본산 공백에 따른 대체 수혜 기대가 더해지며 대표적인 테마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단기 반등 속도가 가파르다. 최근 종가 기준으로 5일선과 20일선, 60일선이 모두 2,700원 안팎에 밀집해 있었지만, 주가가 2,900원대 중후반까지 빠르게 상승하면서 단기·중기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한 상태다. 최근 저점이었던 2,600원대 중반이 단기 지지 구간으로, 당일 고가인 3,350원과 52주 최고가 3,645원 부근이 단기 저항 레벨로 거론된다. 다만 짧은 기간에 이동평균선 대비 이격도가 크게 벌어져 기술적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거래량과 수급 흐름은 ‘테마성 쏠림’ 성격이 뚜렷하다. 최근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약 40만주, 최근 한 달 평균은 10만주대 초반에 그쳤으나, 이날 장중에는 약 1,400만주 내외의 대량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평소 대비 수십 배에 달하는 거래가 한꺼번에 몰리며 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급등한 전형적인 특징주 장세로, 단기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와 차익 실현 물량이 맞부딪히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수급 데이터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 차이도 확인된다. 외국인은 11월 11일부터 18일까지 일별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도 합산 기준 약 1만7,000주 순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약 1만4,000주 순매도하며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 구간에서 주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지만, 일본산 수산물 재수입 금지와 중·일 갈등 이슈가 부각된 이후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테마 수급이 강하게 유입되며 단기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업종 내 상대 위치를 보면 CJ씨푸드는 시가총액 약 1,050억 원 수준으로 코스피 1,044위권에 자리한 소형 식품주다. 같은 음식료·수산 가공 업종의 삼양식품, 오리온, CJ제일제당, 동서 등에 비해 기업 규모와 거래 대금 모두 작은 편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장 주도주와는 거리가 있는 비주도주로 분류된다. 최근 등락률은 동종 업계 평균을 상회하지만, 수급과 뉴스에 민감한 전형적인 중소형 테마주 성격이 강해 구조적 성장주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무지표를 보면 매출은 늘고 있으나 수익성 부담이 상존한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1,527억 원에서 2024년 1,937억 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억 원 안팎에 머물며 영업이익률이 2 대 초반에 그쳐, 매출 성장에 비해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2024년 상반기에는 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익성 변동성도 확대됐다. 자본수익률을 보여주는 ROE는 2024년 연간 기준 6 대 초반으로,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어서 업종 내에서 ‘무난하지만 두드러지지 않는’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밸류에이션은 시장 평균에 근접한 중립권으로 평가된다. 최근 주가 기준 PER는 약 26배 수준으로, 동종 업계인 삼양식품의 30배대보다는 낮고 오리온의 한 자릿수 후반보다는 높은 중간대에 위치해 있다. PBR도 1배 중반 수준으로, 자산가치 대비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보기도, 저평가 매력을 강조하기도 애매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이 100 안팎이고 당좌비율과 유보율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 자체는 업계 평균 범위에서 안정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일본과 중국 간 외교 갈등과 일본산 수산물 재수입 금지 움직임이다. 일본 정치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한 이후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 권고와 문화·콘텐츠 제재에 이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일부 완화됐던 수입 규제가 강화 수순을 밟으면서, 중국 내 일본산 수산물 수요가 타 국가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대체 수혜’ 가능성이다. 중국이 일본산 원물과 가공품을 함께 묶어 수입 제한을 강화할 경우, 수입선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과 동남아 업체들에 일부 물량이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CJ씨푸드는 수산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고, CJ제일제당 판매망을 활용한 내수·유통 경쟁력과 그룹 계열사로서의 신용도를 갖춘 만큼 수출 확대 여지가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산 공백이 발생하면 한국·동남아 수산 가공업체가 수혜를 보고, 그 중 CJ씨푸드가 대표 수혜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단기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테마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수산물 가격, 환율, 국내 정책, K-푸드 수출 모멘텀 등이 주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산물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는 원재료와 수입 비용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지만, 수출 단가와 매출 확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마진 방향성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수산업 지원 정책과 수산물 안전성 강화 대책 기대가 수산·식품 업종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어묵과 간편식 등 HMR 시장 성장세도 CJ씨푸드의 중장기 사업 환경에 우호적 변수로 거론된다. 여기에 K-푸드 열풍으로 김과 어묵 등 한국 수산 가공식품의 해외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 테마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실적 흐름만 놓고 보면 아직 구조적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분기 기준 매출은 400억 원에서 500억 원대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고, 일부 분기에는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등 수익성 변동성이 크다. 원재료 가격, 환율, 에너지비, 물류비 등 외부 변수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 구조여서 안정적인 마진 개선을 위해서는 매출 성장과 원가 관리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주가 급등을 실적 레벨업의 결과라기보다는 지정학·외교 변수에 연동된 테마성 수급의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테마 관점에서 CJ씨푸드는 그간 ‘수산 가공식품·어묵·김 관련주’이자 ‘HMR·간편식 식품주’, ‘K-푸드 수출주’로 분류돼 왔다. 이번 일본산 수산물 재수입 금지 이슈를 계기로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후쿠시마 오염수 대체 수혜주’, ‘대중 수산물 수출 수혜주’라는 라벨이 새롭게 붙었다. 향후 중국의 규제 강도와 지속 기간, 실제 대체 수출 계약 성사 여부가 테마 강도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일 외교 기류가 완화되거나 수입 제한 규모가 축소될 경우 현재 주가에 반영된 테마 프리미엄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종 업종과 비교하면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CJ그룹 계열사라는 사업 기반과 수산 가공식품에 특화된 포트폴리오, 중립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강점으로 평가된다. 반면 영업이익률과 ROE가 대형 식품주 대비 낮고, 최근 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익성 변동성이 크다는 점, 시가총액과 유통 물량이 적어 수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점은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테마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이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적 기반의 장기 성장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인 이익 체력 입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구간에서는 수급과 뉴스 플로우가 주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격 레벨로는 최근 저점 구간인 2,600원대 중반에서 2,700원 초반이 1차 지지 구간, 당일 고가 3,300원대와 52주 고점 3,600원대 초반이 단기 저항대로 의식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2,700원선이 하향 이탈할 경우 테마 프리미엄 해소와 함께 2,600원대 재차 테스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중국 규제 장기화와 대체 수출 기대가 이어질 경우 3,300원선 안착 후 3,600원대 재시도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수출 계약 확대 여부, 실적 개선 속도, 수산물 관련 정책·규제 변화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테마성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CJ씨푸드는 코스피 내 소형 수산·식품주로, 외교·정책 뉴스와 공시, 수급 변화에 따라 단기간 주가가 급등락할 소지가 크다.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완화되거나 수입 규제가 완화될 경우 현재 반영된 대체 수혜 기대가 빠르게 되돌림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순 테마 노출만을 근거로 한 추격 매수보다는 향후 실적과 수출 데이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차분히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중·일 외교 상황과 중국의 수입 규제 강도, CJ씨푸드의 실제 수출 성과 등 후속 지표에 집중될 전망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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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씨푸드#일본산수산물재수입금지#중국일본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