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한 번 더 기회”…황준서, 김경문 감독 속내→삼성전 재등판 초읽기
비 내린 대전 구장, 한화 이글스 더그아웃에는 숨죽인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근 3연패의 침묵을 깨지 못한 팬들의 시선은 5선발 황준서에게 쏠렸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 속에서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에게 선발 한 번 더 기회를 약속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다시 한 번 5선발 자리에 변화를 시도했다. 김경문 감독은 “5선발은 어느 팀이나 잘 던져주면 고맙고, 아니면 타격이 맞는 팀이 이긴다”며 투수진 활용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이어 두 차례 등판에서 부진했던 황준서에게 “한 번 더 선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등판 후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계획을 재조정하겠다는 신중함도 비쳤다.

황준서는 직전 삼성전에서 2⅔이닝 4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데 이어, 두산전에서도 1이닝 만에 3피홈런 4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한 바 있다. 공식 기록에서 짧은 이닝, 잦은 실점이 나타나며 아직 안정적인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양상문 투수코치가 황준서에게 구체적인 개선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경문 감독은 조언의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화는 엄상백의 부진 이후 하반기부터 황준서를 5선발로 투입하며 변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연패가 길어지면서 2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김경문 감독은 “10연승 하며 좋은 분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엔 연패에 빠졌다”며 “흐름을 빠르게 돌려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 코디 폰세의 몸 상태 역시 중요한 궁금증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 등판 문제 없고, 투구수 조절에 신경 썼다”고 밝혔으며, 최근 슬라이딩 도중 충돌한 채은성 역시 “큰 문제 없다”고 전했다.
한화 이글스는 선발투수진 개편이라는 숙제와 동시에, 침체된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팬들은 재등판하게 될 황준서에게 다시 한 번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 조심스러운 기대와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
마지막 이닝의 무게, 마운드 위 소년의 표정, 승리에 매달린 마음까지. 야구장의 어둠을 뚫고 빛을 찾으려는 여정은 계속된다. 한화 이글스는 변화의 갈림길에서, 내일도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