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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가 만든 파장”…한일이탈리아 배구리그 개막 연기→세계 리그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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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가 만든 파장”…한일이탈리아 배구리그 개막 연기→세계 리그 혼란 가중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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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배구계가 느낀 혼란의 여진은 예상보다 컸다. 국제배구연맹 FIVB의 새로운 클럽 시즌 운영 지침에 따라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배구 리그 개막이 줄줄이 연기됐다. 선수들은 무거운 시선으로 달라진 스케줄을 받아들였고, 팬들은 갑작스럽게 변경된 리그 일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브라질 출신 파비우 아제베두 FIVB 회장이 엄격한 지침 적용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현장에서는 규정 변화에 따른 여러 반응이 쏟아졌다.

 

바뀐 기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남자 세계선수권대회 직후 확정됐다. FIVB는 "세계선수권대회 종료 후 3주가 지나야 리그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새 원칙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당초 10월 17일에서 24일로, 튀르키예는 18일에서 25일로 시즌 시작일을 미뤘고, 이탈리아는 19일에서 20일로 하루 연기했다. 특히 한국 남자프로배구는 10월 18일로 예정됐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개막전을 내년 3월 19일로 변경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FIVB 지침 여파”…한국·일본·이탈리아 배구리그 개막일 일제히 연기 / 연합뉴스
“FIVB 지침 여파”…한국·일본·이탈리아 배구리그 개막일 일제히 연기 / 연합뉴스

KOVO는 TV 중계 일정과 경기장 대관 등 현실적 이유로 연맹 차원에서 두 차례 FIVB에 일정을 완화해달라는 서한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리그는 FIVB 지침이 명시한 10월 20일부터 시즌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같은 규정 변화는 리그 운영 전반에도 큰 파장을 미쳤다. FIVB가 프로배구 컵대회 역시 같은 원칙을 강제하면서, 선수단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캐피탈은 남자팀 인원 부족 문제로 컵대회 불참을 선택했고, 결국 6팀만 출전하는 이례적 대회가 꾸려졌다. 프로배구 내부에서는 FIVB 스포츠 규정에 각기 다른 개막시점이 혼재돼 있다고 지적하며, 남자부와 여자부 규정이 다르게 적용된 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FIVB 스포츠 규정 6.1.1.b에는 국제대회 종료 후 14일 뒤 리그 개막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무에서는 남자부 3주, 여자부 4주로 다르게 적용되면서 혼선이 심화됐다. 팬들과 지도자, 구단 모두 일정 재조정에 따른 컨디션 유지, 리그 흥행 등 다양한 변수를 고민하게 됐다.

 

예기치 않은 규정 변화 한가운데, 각국 구단과 선수는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 일정이 한데 맞물린 10월 20일 이후 시즌 개막에 배구계의 시선이 쏠린다. 다만 현장의 허탈함, 팬들의 기다림, 그리고 글로벌표준 이행과 운영 현실의 충돌 속에서 이번 리그의 풍경도 달라졌다. 팬들은 TV와 현장 모두에서 지연된 시작을 지켜볼 예정이며, 방송 중계와 관련된 자세한 안내는 각 리그별 일정 조정 후 공개될 예정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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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한국배구연맹#현대캐피탈